“나만큼 잘한 대통령 없어…힌치클리프 몰라”
트럼프,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 달래기
‘쓰레기 섬’ 발언에 공세 집중하는 민주당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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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에 빗댄 찬조 유세자 발언을 두고 파문이 일자 진화에 나섰다. 이 발언이 초접전 양상의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등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트렉셀 힐에서 열린 은퇴자들과의 행사에서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재임 시절 허리케인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를 지원한 것을 언급하며 “모두의 반대에도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돌본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를 달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서 찬조 연설을 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고 폭언해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다.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의 반감을 사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의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는 전체 히스패닉 유권자 약 60만명 중 80%인 47만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논란이 이어지자 트럼프 캠프는 이례적으로 ‘트럼프는 힌치클리프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ABC 뉴스에 힌치클리프에 대해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누군가 그를 (무대에) 배치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는 ‘쓰레기 섬’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이벤트” “사랑의 축제”라고 부르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섬” 발언으로 논란이 된 미국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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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쓰레기 섬’ 발언을 겨냥해 즉각 공세에 나섰다.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주변으로 “트럼프 집회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부르고, 인종 차별적 모욕을 퍼부었다”고 적은 전광판 광고를 시작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허리케인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를 “부패한 지역”이라고 비난하며 긴급 구호 지원을 제한했던 이력을 부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어떤 사람도 국내외에서 이렇게 많은 죽음과 파괴를 초래한 적 없다”며 “해리스는 끔찍하게 무능하고, 완전 재앙이며 자신이 걸어온 길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나가서 히틀러, 나치를 말하며 (나를) 비판하는데 그건 그의 성과가 끔찍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남편(트럼프)은 히틀러가 아니다”며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는 조국을 사랑하며, 모든 사람을 위해 미국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미국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선거 지원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7일 뉴욕 유세에 깜짝 참석해 연설을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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