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전격 승진...백화점 부문 계열사 경영 힘 실려
계열 분리 공정위 승인 등 행정 절차 필요... 이명희 회장 추가 지분 증여 시점은 미정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진 신세계 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이 30일 계열 분리를 공식 선언한 것은 지난 3월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이번에 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확실한 '독자 경영'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15년부터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직을 맡았던 정유경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을 깨고 곧바로 (주)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 총괄 사장에 오른지 9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앞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는 예상돼 온 수순이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4월 남매 간 지분 교환,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 주식 추가 매입 등을 통해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 계열사 양분 구조를 만들었다. 2019년에는 (주)신세계와 (주)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했다. 이때부터 각 사업 부문에 기획전략본부를 별도로 설치했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 대회실에서 열린 '제67기 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8일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최대주주(18.6%)다. 이마트는 종합쇼핑몰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비롯해 스타벅스, 편의점, 슈퍼, 식품, 호텔, 건설, 이커머스(G마켓), 주류, 야구단 등의 계열사를 운영한다.
정유경 회장이 최대주주(18.6%)인 신세계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아울렛, 면세점, 의류·뷰티, 가구 사업 관련 계열사를 운영한다. 앞으로 이들 계열사에서 정유경 회장의 입지가 한층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품기획, 예산 지출을 비롯해 핵심 계열사 대표 인사까지 경영 전반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커머스 자회사인 SSG닷컴만 이마트와 신세계가 양분하고 있지만 추후 이마트쪽으로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가 45.6%로 신세계(24.4%)보다 높다.
현재 자산 총액은 이마트 부문이 43조100억원으로 백화점 부문(19조400억원)보다 2배 이상 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백화점 부문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이마트 부문은 매출 29조4722억원에 영업적자 469억원을 기록했고, 백화점 부문은 매출 6조3571억원에 영업이익 6398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부문 매출은 14조2627억원에 영업이익 125억원이며, 백화점 부문은 매출 3조2091억원에 영업이익 2805억원을 거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만 최근 이마트 적자는 건설 계열사와 이커머스 사업 부진 영향이 크고 올해는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계열 분리 시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때도 1993년에서 1997년까지 4년여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열 분리 관련 법률 검토와 타임테이블은 이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대기업 계열 분리를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별도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계열 분리 이후 이명희 총괄회장의 후속 지분 증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총괄회장은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 중이다. 이 총괄회장은 2020년 9월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를, 정유경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8.2%를 각각 증여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 총괄회장의 후속 증여 계획도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