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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3분기 아이폰 성장세 주춤… 늑장 AI로 4분기 전망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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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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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현지시각)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의 올 3분기 아이폰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아이폰 매출 증가율 전년 대비 감소할 듯

30일 업계와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애플의 올 3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942억달러(약 130조4877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5.7% 늘어난 242억3900만달러(약 33조571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 서비스 매출 성장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438억달러) 대비 2.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3분기 아이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 2022년 3분기는 9.7%였다. 현재 아이폰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이 이어지며 화웨이, 비보 등 현지 기업이 내수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CINNO)는 지난 8월 중국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46개월 만에 애플을 앞섰다고 분석했다. 이는 애플을 포함한 외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187만대에 그쳤다는 중국 정부 싱크탱크 중국정보통신기술원의 조사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중국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6.7% 증가한 2405만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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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트리폴드폰 메이트XT.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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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AI 기능 출시가 타사 대비 늦어진 데 대한 실망감으로 아이폰16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올해 미국을 대상으로만 제공하고 내년 중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사실상 아이폰17 출시 시점이 가까워져 올 때 글로벌 공개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로 인해 알리바바 등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서는 아이폰16 출시 3주 만에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였는데, 전작 대비 12.7% 감소한 수치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올 4분기 아이폰16 예상 생산량이 8800~8900만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아이폰15 생산량(9100만대)에 비해 감소하고, 내년 2분기까지 아이폰16 생산량도 전년 대비 10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 애플 AI 기술 2년 뒤처져… 日·인도네시아 시장서도 난관

애플이 AI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에 따르면 애플 관계자는 구글, 오픈AI, 메타 등과 비교할 때 애플의 AI 기술이 2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비판했다. 오픈AI의 챗GPT는 애플의 시리보다 25% 더 정확하고, 30% 더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다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 기준으로 3위 시장인 일본에서는 구글 픽셀폰이 부상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6%P(포인트) 줄었다.

이달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이폰16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애플이 인도네시아에서 당초 약속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고, 아이폰16이 현지 생산 부품 사용량에 대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아는 애플의 점유율이 높진 않지만, 세계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데다 고가 스마트폰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6은 전작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AI 기능 출시도 늦어져 수요가 기대만큼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에는 중저가형인 아이폰SE 4와 아이폰17 출시가 이뤄지기에, 소비자들이 굳이 아이폰16을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애플이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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