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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폭염에 씨앗 죽어버렸다…가을무 재배면적 20% 줄어 '역대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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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무를 판매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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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했던 무더위 여파로 김장에 쓰일 가을무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감소하며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가을배추 재배면적도 5년 만에 가장 작았다. 배추·무 등 채소류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김장 비용은 지난해보다 약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가을무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19.4% 급감한 5003㏊(헥타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5년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이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도 전년 대비 1.2% 감소한 1만2998㏊다. 2019년(1만968㏊) 이후 가장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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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가을무와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은 올여름 이어진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때문이다. 특히 가을무 재배면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올해 많은 농가가 실시한 ‘재파종’이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가을무는 8월 중순~9월 상순에 씨를 심는데, 올해는 이 기간 특히 고온이 발생하면서 씨앗이 죽어버리거나 싹이 제대로 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통계청은 현장 조사 당일에 싹이 나지 않은 면적은 재배면적으로 포함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기간(9월 19일~10월 11일)에는 싹이 나지 못했던 곳에, 평년보다 늦게 추가로 씨앗을 뿌리는 재파종을 한 농가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통상 무는 파종 후 수확까지 약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장철 가을무 수급에 일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김장 수요가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에 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김장 수요는 지난해보다 3.2% 감소했다. 김장철 이후에 늦게 재파종한 물량까지 나온다면 연말 최종 생산량도 평년 대비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배추·무 생육이 뒤늦게나마 진행되고는 있지만, 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을 이어오고 있어 김장 비용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한국물가협회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 1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구 기준 김장 비용은 41만9130원(29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19.6% 증가했다.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705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1% 높았다. 물가협회의 전망치인 53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무 소매가격도 65.9% 올랐고, 미나리는 94.5% 상승했다. 반대로 양념 채소류인 대파와 생강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29.9%, 21.9% 하락했다. 고춧가루 가격도 7% 내렸다. 국내산 공급이 안정적이고 수입 물량도 증가한 영향이다.

물가협회는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살 경우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은 52만1440원으로 전통시장보다 10만원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단 이번 조사는 정부의 할인 지원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전국 마트·전통시장에서 배추·무 등에 대해 최대 40% 할인을 지원하고, 계약재배 물량 공급을 확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할인 지원은 오는 12월 4일까지 진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가을무 수급과 관련해 “생산량 전망과 가을무 수요 등을 고려해 수급 안정 대책을 적시에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김장 물가 안정을 위해 제주도 겨울무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장 비용 부담은 11월 중순~12월 상순에야 안정화할 전망이다. 가을무 가격은 11월 상순 출하가 본격화하면 내린다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배추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도매가격에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김기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김장 성수기인 다음 달 중순 이후로는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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