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 사진)이 펜실베이니아주 카네기 멜런대 유세장에서 경제정책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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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말레이시아계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거짓 주장에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이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30일 말레이시아 영자신문더스타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하싼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레이시아인이 미국 대선에 출마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멀라 부통령이 승리하면 기쁘게 그를 고국으로 초대해 나시고렝(전통 볶음밥)을 맛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장관은 ‘말레이시아를 입에 담지 말라, 터커 칼슨’이라는 제목의 현지 매체 칼럼도 공유했다. 칼럼은 “칼슨이 지도에서 몇 가지 이름을 골라 약간의 고정관념을 더해 연설에 던져 넣었다”며 “당혹스럽고 황당했으며, 아주 재미있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말레이시아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칼슨의 부정확한 주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7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는 해리스 부통령을 “사모아·말레이시아계이며, 낮은 지능을 지닌 캘리포니아주 검사”로 표현했다. 칼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언론인이다.
말레이시아 TV3 뉴스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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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한 방송사도 지난 2020년 10월 미국 대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 대해 “불법 이민자의 딸”이라고 잘못 표현해 비난 받은바 있다.
당시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TV3 앵커는 8일 오후 1시 30분 뉴스를 진행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인도 출신 불법 이민자의 딸’이라 칭하고, ‘검은 피부의 여성’이라고 피부색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어머니 역시 암 연구자였다. 외할아버지는 인도에서 미국의 국무장관과 같은 정부 직책을 맡았던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특히 해리스의 어머니인 샤말라고팔란은 인도 최상위 계급 브라만으로, 19세 때인 1958년 UC버클리대학 영양학과 내분비학 석사과정에 합격해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을 인도계로만 내세우다가 몇 년 전 갑자기 흑인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자서전 등에서 인종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왔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인종을 일부러 부각하려는 공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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