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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사설] 눈앞에 닥친 北 7차 핵실험…뭘 노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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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보본부가 30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핵 이슈를 부각하기 위해 풍계리 내 핵실험장의 내부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7차 핵실험 경보음이다. 2006년 10월 9일 처음 핵실험을 한 북한은 현재까지 6차례에 걸쳐 핵무기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막 핵실험을 한 2017년 9월 풍계리가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선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폭발력은 250킬로톤(kt) 규모로 2차 세계대전에 종지부를 찍은 히로시마 투하 원자폭탄의 16배에 달한다. 만약 7차 핵실험이 실행되면 북 군부는 소형화·경량화된 핵탄두 기술 경험을 더하게 된다.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임박했다. 국방정보본부는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관한 준비도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가 특정 지역에 배치된 상황”이라고도 했다.

핵 도발이 더 위협적인 것은 우크라이나전 지원을 얻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나가사키대 핵무기폐기연구센터(RECNA)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6월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5580기)를 보유하고 있다. ICBM이 발사된 후 낙하하며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재진입 수단’, 핵잠수함 등 군사 핵심 기술을 러시아가 건넬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움직임은 그러잖아도 심상치 않다. 군부는 29일(현지시간) 동북아 지정학을 흔드는 군사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극동의 캄차카반도로 ICBM을 발사했고 잠수함과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미사일 발사 훈련도 했다. 서방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화상으로 훈련을 참관하고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는 상황 속에서 전략 억제력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러시아 위협 세력을 도울 경우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핵무기 사용에 관한 교리(독트린) 개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위협적 동태는 자유 진영으로선 강 건너 불일 수 없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약 1만 명 수준인 러시아 파병 북한군 일부가 우크라이나 국경 내부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여간 심각한 국면이 아니다. 러시아는 북한과 함께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로 내몰고 세계 안보 지형을 흔드는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의 군사적 야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보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한반도를 지키는 가장 큰 전략적 자산인 미국의 핵우산에 더해 ‘공포의 균형’을 유지할 효율적 수단으로 무엇을 추가할 수 있을지 총점검할 일이다. 여야의 초당적 협조도 필수적이다. 거대 야당 대표가 이런 국면에 우리 정부에 삿대질하면서 “한반도 전쟁 획책 의심”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적으로 시급하고 긴요한 것은 북의 7차 핵실험·ICBM 도발이 뭘 노리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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