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는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벌어진 사고였지만,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급발진' 확률은 지구가 행성에 충돌할 확률처럼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차량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일단 발부터 떼라는 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언입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갑자기 인도로 돌진하더니 골목으로 내달립니다.
차에 치인 보행자는 숨졌습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페달 오조작으로 확인됐습니다.
빠른 속도로 좁은 골목을 지나는 택시.
기사는 차가 말을 안 듣는다 여겼습니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 속 오른발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습니다.
[전우정/국과수 교통과장 : 이분은 언론에 이 영상을 공개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더는 자기와 같은 실수를 사람들이 하지 않기를…]
실수로 밟은 가속페달에서 금방 발만 떼도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습니다.
[전우정/국과수 교통과장 : 차가 내 의지와 달리 움직일 때는 차를 의심하지 마시고 운전자인 나를 의심하고, 발을 떼고, 내가 정확히 뭘 밟고 있는지…]
그게 잘 안 되는 건 '운전자의 머릿속' 때문입니다.
[전우정/국과수 교통과장 : 인지오류, 확증편향적 사고가 이분들이 발을 못 떼게 해요. '내가 맨날 언론에서 듣던 급발진이 일어났구나' 오해를 하게 되면…]
최근 5년간 국과수가 감정한 급발진 의심 사고는 364건입니다.
이 중 88%는 페달 오조작 탓이었습니다.
급발진 인정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과수는 "사고기록장치, EDR만 보는 게 아니라 운전자 신발 바닥에 남은 페달 자국까지 살피고 재현까지 하는 만큼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전우정/국과수 교통과장 : 이런 데이터들을 이중, 삼중으로 확인해서 EDR 검사 신뢰성을 확인한다는 거죠.]
국과수가 말하는 차량 급발진 발생 확률, 희박합니다.
[전우정/국과수 교통과장 : (급발진은) 태양의 행성이 지구를 충돌하는 그 정도의 확률이다…]
그래도 사고를 막을 연구와 지원은 시급합니다.
일본은 차가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 되면 제동이 걸리는 장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용길 /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신재훈]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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