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노크로스에 있는 히스패닉ㆍ라틴계 유권자 지원 단체 ‘갈레오 임팩트 펀드’ 사무실에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히스패닉ㆍ라틴계 미국인은 사상 최대인 약 3620만 명에 달한다. 히스패닉ㆍ라틴계가 유권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와 네바다뿐만 아니라 다른 경합주 승부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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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히스패닉(스페인어 사용 국가ㆍ지역 출신) 및 라틴계(라틴아메리카 출신) 유권자들은 인구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미 선거에서 중요한 정치적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내 히스패닉ㆍ라틴계 인구는 총 6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는 362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불과 수천, 수만 표 차이로 승부를 가릴 수 있는 경합주에서 총 유권자의 20%에 육박하는 히스패닉ㆍ라틴계의 표심은 선거판을 뒤흔들 중대 변수다.
이들은 그동안의 대선에서 이민자 포용 정책을 펴 온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지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화당에 대한 민주당의 우위가 눈에 띄게 약화하면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결집이 느슨해진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ㆍ시에나대 여론조사 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율은 56%로 나타났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록한 히스패닉 유권자 득표율 63%에 비하면 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과거보다 늘어났다.
또 미국에서 태어난 히스패닉 유권자의 67%는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 메시지에 대해 자신에 관한 이야기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NYT는 “해리스의 히스패닉 유권자 지지율 하락이 이어진다면 주요 경합주 승리 가능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에 지친 히스패닉 유권자들 중 일부는 민주당에 기대온 세월이 꽤 오래 흘렀는데 민주당 정부가 기대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누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떨어져 온 결과가 해리스 지지도 약화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해리스 비토(거부)’ 경향은 45세 이하 젊은 히스패닉 남성 사이에 더 짙었다. 45세 이하 히스패닉 남성 유권자의 55%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혀 해리스 지지율(48%)을 앞섰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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