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주요 경합지 중 하나다. 2024.10.29/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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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뉴욕타임스(NYT)/시에나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의 40%가 불법 이민자의 '대량 추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찍겠다는 흑인 유권자가 2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불법 이민에 대한 반감을 가진 흑인 유권자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히스패닉 유권자 중에서도 트럼프가 말한 이민 문제에 대해 3분의 1만이 자신에 대한 얘기로 느낀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유색 인종 간 혹은 소외계층 간 분열 전략은 그가 백인 유권자에게 △주택 부족 △고전하는 교육 시스템 △도심 범죄 △급여 정체 등 모든 사회 문제를 불법 이민 탓으로 몰아붙인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불법 이민 추방에 동의하는 한 실제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과는 무관하게 트럼프의 '우리' 안으로 포섭된다고 NYT는 짚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와 흑인 유권자층 사이의 분열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유권자층 지지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들 중 다수는 여당인 민주당이 흑인과 백인에 집중하는 반면 히스패닉계의 요구엔 무심하다고 비난한다. 뉴욕시 민주당 활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라틴계와 흑인 집단은 누가 먼저 (소외된) 불만을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왔다"며 "트럼프는 뉴욕이 전국 정치의 실험실이었기 때문에 이 분열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진영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선거 막판 역풍을 만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NYT·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명인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에서 나온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반트럼프 여론이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트럼프가 진행한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에서 힌치클리프는 연설을 통해 "푸에르토리코는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는 취지로 흑인과 이민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민은 600만명으로 멕시코에 이어 히스패닉계 중에서 2번째로 많다.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주에도 푸에르토리코 출신이 47만명이다. 트럼프는 29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힌치클리프가 누군지 모르고, 그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쓰레기 섬' 발언 논란 진화에 나섰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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