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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인터뷰] 정재연 강원대 총장 취임 100일…"남은 4년 지역과 함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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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30 사업·강릉원주대 통합 '최대 과제'…춘천교대 통합도 추진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 등 성과…재정문제·학령인구 감소 고민 여전

의대생 휴학 승인 방침…'인재 양성-취·창업-지역 정주' 체계 구축 노력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우리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강원대의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입니다."

지난 30일 강원대 춘천 캠퍼스에서 만난 정재연 총장은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라고 지칭했다.

효율과 실리를 무기로 산적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총장은 경영학 전공에 공인 회계사 출신이다.

정 총장의 최대 과제인 글로컬대학30 사업과 강원 1도1 국립대 추진 과정에도 이런 정 총장의 스타일이 뚝뚝 묻어나 있다.

지역을 먹여 살릴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포부 역시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연합뉴스는 정 총장 취임 100일을 맞아 그간 이룬 성과와 남은 4년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정재연 강원대 총장
[촬영 강태현]


다음은 정 총장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는.

▲ 취임 후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대학의 산적한 현안을 챙기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지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됐다.

--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나.

▲ 글로컬대학30 사업과 강릉원주대와의 통합 추진에 힘썼다. 사업의 비전은 강원 1도1 국립대를 통한 글로컬 대학도시 구현이다. 이를 통해 통합 강원대가 지역과 함께 발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원권역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국내 유일의 반도체 설계·테스트에 특화된 연구소 유치에 성공하면서 강원대가 지역 반도체 산업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이뤘나.

▲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뿐만 아니라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COSS)사업,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2024 국립대학육성사업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 강릉원주대와의 통합에 이르기 위해 강원대가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면.

▲ 통합을 위해 두 대학은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통합 후의 거버넌스 문제, 캠퍼스 간 균형 발전, 학사 구조 개편과 관련해 다양한 이견이 있다. 이에 최근 '통합준비위원회' 구성에 합의해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 그런데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 강원대는 통합 후 캠퍼스의 유사·중복학과 문제를 우려한다. 이 문제는 지역특성화 계약학과 등 학사 구조 재구조화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또 일부 학과의 학생 미충원으로 인한 대학 이미지 하락도 근심거리 중 하나다. 이 문제는 미충원된 정원을 각 캠퍼스 내 자유전공학부로 재배치해 재학생 충원율을 끌어올려 해결하고자 한다. 반면 강릉원주대는 캠퍼스 간 학생정원 조정과 캠퍼스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다른 캠퍼스로 학생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정원 조정은 유예기간을 두려고 한다. 또 4개 캠퍼스별로 책임과 자율 운영을 정착시켜 균형 발전을 이끌겠다.

-- 통합대학 정보화전략계획(ISP)의 진행 상황은.

▲ 강원대는 멀티캠퍼스 기반의 융합 교육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습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ISP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장기 정보화 마스터플랜과 정보화 추진 체계 확립, 데이터 기반 대학혁신 체계와 지역사회 성과 공유 포털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대학의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최근에는 총장과 주요 보직자 대상 착수 보고회가 열렸고, 글로컬대학사업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업무 영역별 실무팀이 구성돼 현장 설명회와 구성원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으로는 정보화 전략의 실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 춘천교대, 강원도립대와의 통합 논의는 진전이 있나.

▲ 춘천교대와 강원도립대는 구성원 투표를 통해 강원대와의 통합 의사를 표명했다. 강원대 역시 통합 논의를 추진할 의사가 있다. 조만간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공식적으로 춘천교대와의 통합 추진을 공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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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정재연 강원대 총장
[촬영 강태현]


-- 줄곧 브랜드 가치 제고를 강조해왔다. 그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 강원대의 발전이 곧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융합형 교육과정과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는 국제 공동연구와 첨단 연구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 세계대학평가 순위를 끌어올려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학생 복지 측면에서는 학습공간·체육시설 등을 개선 중이다. 학생 취업 지원을 위해 담임 교수제와 전 주기적 이력 관리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강원대 마스코트인 '곰두리'를 활용한 굿즈를 제작해 대학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계획 중이기도 하다.

-- 창업 분야 성과가 눈에 띈다.

▲ 강원권 창업중심대학사업을 통해 도내 5개 대학, 12개 창업 지원기관, 여러 투자사와 협력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KNU 창업진흥원을 설립해 도내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창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전략사업과 첨단기술을 연계한 창업 미네르바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75개 창업 기업을 육성하고 78건의 신규 창업과 345억원 매출을 기록해 294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덕분에 지난해 대학정보공시 주요 창업지표에서 전국 국가거점국립대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내년 캠퍼스 혁신파크 산학연 혁신 허브가 완공되면 창업 초기부터 기업 성장 단계까지 전 주기적 창업 지원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최근에는 방위산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 IT대학의 디지털 밀리터리학과와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역의 방위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국방 분야의 경쟁력 있는 인력을 배출하고 있고, 학생들이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연구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와 강원 국방벤처센터를 유치해 오는 12월 개소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방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중소벤처기업들이 국방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지원, 판로 개척, 협력 네트워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은.

▲ 내년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본격 시행된다. RISE는 지자체와 대학이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협업형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강원대는 강원 RISE센터를 통해 협력형 지산학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인적·물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인재 양성-취·창업-지역 정주에 이르는 선순환 지역 발전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 인재들이 지역사회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추천채용 프로그램, 캠퍼스 리크루팅, 채용 설명회 등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기업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기업 현장을 경험할 기회도 마련했다. 또 강원청년 지역정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서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맞춤형으로 지원 중이다.

-- 재정 문제나 학령인구 감소와 같은 대학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전략은.

▲ 강원대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충원율 유지 문제다.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학사 구조를 지속해 혁신하려고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강화하고, 미래 사회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학과를 신설하려고 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전용 학과를 신설·확대하고 있고, KNU 글로벌인재네트워크센터 운영을 통해 유학생 유치부터 학위 과정, 학생 관리, 유치 확대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유학생 장학제도와 정부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 유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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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정재연 강원대 총장
[촬영 강태현]




-- 최근 의대 휴학 승인권자 변경과 관련해 의대생들 반발이 있었는데.

▲ 휴학 승인권은 의대 학장이 여전히 가지고 있다. 학칙과 학사 정보시스템 모두 학장의 휴학 승인으로 내부적인 휴학 승인은 완료된다. 총장은 학장이 휴학 승인을 내린 이후에 대학 전반의 상황 등을 고려해 사후적이나 보충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있을 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공문을 보냈다.

-- 지난 29일 교육부에서 의대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입장을 선회했는데.

▲ 교육부 발표에 따라 의대 학생들의 휴학 승인 시기와 승인 방법에 대해서는 학장과 협의하고 있다. 조만간 휴학을 승인할 예정이다.

--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시설·교수진 확충과 관련한 진행 상황은.

▲ 강원대에 26명이 가배정되면서 최근 2025학년도 1학기 의대 모집 교원 공고를 내고 교수진들을 충원 중이다. 예산을 들여 공간 마련에도 힘쓰고 있지만, 신축 전까지는 당장 사용이 어려워 학내 다른 공간을 리모델링해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마련하고 있다.

-- 강원대 한국어 강사들이 최근 총장을 고발했는데.

▲ 학사관리시스템(LMS) 평가방식 개선은 한국어 교육과정의 효율적 운영과 연구생 진학 향상을 위해 도입했다. 성적처리 역시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되고 있어 성적 조작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한국어교원지회에서 교섭을 요구한 뒤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11차 본교섭과 8회의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섭은 대학과 노조의 입장 차로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대학은 강의 외 준비시간에 대해 시간강사 규정을 준용해 보상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강의 시간과 동일한 시간의 준비시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의 여건과 다른 대학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서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겠다. 열린 대화와 협력적 태도를 바탕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강사들의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총장이 생각하는 리더십이란.

▲ 대학은 혼자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이 정책과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될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십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구성원 간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모든 구성원이 평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가겠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맞춘 리더십도 중요하다. 대학이 직면한 다양한 도전과 변화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

-- 남은 4년의 비전과 발전전략은.

▲ 강원 1도1 국립대 출범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 통합을 통해 캠퍼스별 특성화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또 RISE 체계와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도 이끌겠다. 혁신적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수요에 맞춘 전문 인력을 배출해 지역사회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겠다. 또 공동연구와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강원도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겠다.

연합뉴스

정재연 강원대 제13대 총장
[강원대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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