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고, 내년 SOC 예산 줄고"…올해 부도난 건설사 25곳
지방 미분양 해소 위한 추가 대책·공공분야 공사 물량 확대 필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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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역대 최악입니다."
지난 30일 전남 지역의 한 중소건설사 대표는 최근 건설경기와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더는 버틸 재간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해서든 올해까지 버티더라도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며 "내년에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마저 줄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내년도 SOC 예산이 줄면서 공공발주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가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폐업하는 건설사가 증가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전국에 35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94곳) 대비 21.42% 증가한 수치다.
폐업 사유를 보면 대부분 '사업 포기'가 가장 많았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증가, 장기화하는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를 포함한 폐업 신고는 1427건에서 1536건으로 7.6% 늘었다.
부도난 건설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1~10월 누적 기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5곳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종합건설사 9곳과 전문건설사 16곳에서 부도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4곳 ▲경기 3곳 ▲경북·경남·광주 2곳 ▲서울·대구·울산 ·강원 ·충남 ·전북 ·제주 1곳으로 뒤를 이었다.
고금리 장기화에 건설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한 지방의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3%가 지방에 위치한다.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7550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81.3%인 5만4934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7월의 7만1822가구 대비 5.9% 감소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6461가구에 달한다. 이는 3년 11개월 전인 2020년 9월의 1만6883가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1만3640가구(83%)는 지방에 위치한다.
건설 경기는 악화일로다. 주택과 공공 분야 모두 녹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1p(포인트) 하락한 81.6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102.9에서 107.4로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84.5에서 76.0으로 떨어졌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가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0~85 미만'은 하강 국면으로, '85~115 미만'은 보합 국면으로, '115~200 미만'은 상승 국면으로 의미한다.
내년 SOC 예산도 깎였다. 공공 건설수주액과 직결되는 내년 SOC 예산이 올해 대비 3.4% 감소한 25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실제 올해 SOC 예산은 정부의 12개 분야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중견·중소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수도권 분양시장 일부가 살아났지만,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고,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지방 중소건설업계의 자금경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시장에 흡수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역 경제의 침체를 완화하는 차원의 공공공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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