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 빅데이터 분석…"지방증가 위험" "체성분 관리 중요"
제지방량과 사지근육량 증가는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고 체지방량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경향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
아시아투데이 김시영 기자 =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줄면 치매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성민 융합의학과 연구교수와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약 1300만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체성분 변화가 치매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임상 및 중개신경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검증된 예측 방정식을 사용해 제지방량(pLBMI), 사지근육량(pASMI), 체지방량(pBFMI)을 추정했다. 각 지표는 각각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 팔과 다리의 근육량, 신체의 지방량을 나타낸다.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약 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근육량이 증가할수록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은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이 15%, 여성은 31% 각각 감소했다. 사지근육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30%, 여성은 41%까지 치매 위험이 줄었다.
반면 지방량 증가는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귀결됐다. 체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치매 위험이 19%, 여성은 53%까지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나이, 성별, 기존 체중, 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모든 그룹에서 일관됐다.
또 60세 미만 연령층에서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60세 이상보다 치매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시기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 노년기 치매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육량 증가와 지방량 감소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단순히 체중 변화만 고려하기보다 체성분 관리가 치매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민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치매 예방을 위해 젊은 시기부터 체성분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대규모 연구"라며 "젊은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관리가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매는 기억력·인지능력·의사결정능력 등 정신적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55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고 매년 약 1000만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비만이 치매 발생의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과 치매 간의 관계는 비만을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에 따라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인다. 비만의 척도로 흔히 사용되는 체질량지수(BMI)는 체내 근육량과 지방량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방과 근육량을 포함한 체성분을 고려한 치매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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