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문제의 ‘쓰레기(garbage) 발언’을 먼저 한 쪽은 트럼프 진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경합주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무단 입국 이주자들을 문제삼으며 “미국은 전 세계의 쓰레기통(garbage can)”고 말했다. 이어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 유세에서 찬조연설을 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했다. 곧바로 푸에르토리코계를 포함한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트럼프 캠프는 공식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은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가 많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를 중심으로 ‘트럼프는 푸에르토리코에 관심이 없다’며 대대적인 광고전에 나섰다.
양당의 전세는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와의 전화 행사에서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두고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하면서 뒤바뀌게 됐다.
보수 진영은 즉각 기다렸다는 듯 역공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2016년 대선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지지자들을 향해 “개탄스러운 사람들”(delporables)라고 부른 것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 유세에서의 혐오스러운 레토릭을 ‘쓰레기’라고 표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백악관은 당시 발언 녹취록을 게재하면서 (트럼프) 지지자라는 단어 뒤에 아포스트로피를 붙여서 지지자 집단이 아니라 특정 지지자(힌치클리프)를 가리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바이든이 발언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도 “나는 그들(트럼프 지지자)에게 테이블에 앉을 자리를 줄 것” 등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터진 바이든 대통령의 대형 말실수로 해리스 캠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서 격분하는 기류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관리는 폴리티코에 “이번주 우리의 목표는 ‘해를 끼치지 말라’(Do no harm)였다”면서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의 말실수는 그가 대선 레이스에서 끌려내려간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리고 해리스를 유령처럼 따라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트럭 안에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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