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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차 조심하세요" 하던 손녀딸이…'청소차 참변' 빈소엔 울부짖는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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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광주 북구에서 후진하던 청소차량에 치여 숨진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의 유족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아파트 단지에 후진 청소차량에 치어 숨진 A 양(7)을 추모하는 의미의 국화와 과자 등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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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에서 후진하던 청소차량에 치여 숨진 초등학교 1학년생 A양의 유족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인도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던 5톤 청소차 운전자가 하교하던 A양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서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A양의 빈소에는 유가족과 지인들의 훌쩍임과 흐느낌, 울부짖는 소리만 가득했다. 빈소에는 활짝 웃고 있는 A양의 모습이 담긴 영정이 놓여 있었다.

A양의 아버지 B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하염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B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큰아들과 8살 터울로 낳은 늦둥이 A양이 "평소 잘 웃고 밝은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

빈소를 지키던 할아버지 김 씨도 애교 많고 밝은 손녀딸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A양을 떠올리던 할아버지 김 씨는 "감을 많이 따서 손녀딸네 가족에 주려고 그제 우리집서 만났던 게 마지막이 됐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양은 사고 당시 하교 후 집에 가던 길이었다.

김 씨는 "평소에 '할아버지 할머니 길 조심해서 다니세요' 하던 아이였다. 인도에서 차가 후진해 손녀딸을 앗아갈지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명절에 용돈 주면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가는 싹싹한 아이였는데 아프게 간 마지막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고 눈물을 훔쳤다.

A양의 삼촌은 평소 아이브를 좋아해 콘서트를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들은 아파트 단지 내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선 대형 청소차량은 2~3인 작업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양의 삼촌은 "분리수거장 앞은 보통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인도에서 차량을 끌고왔다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 또다른 조카 같은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해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혼자서 작업하는 게 아닌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허무하게 어린 생명이 떠나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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