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탈선…발렌시아 15만 가구 정전
일부 지역 8시간 동안 1년치 비 쏟아져
최악 홍수 피해에 사흘간 애도 기간 선포
"폭발적 기후변화로 폭우 심해져"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떠내려간 차량이 쌓여있는 도로 옆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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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열차 탈선…항공편도 한때 중단
로이터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계속된 폭우로 발렌시아와 말라가, 무르시아 등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폭우로 거리와 도로는 강으로 변했고 주택은 파괴됐다. 교통도 마비됐다.
남부 말라가 인근에선 300명이 탑승한 고속열차가 탈선했고, 항공편 운항도 한때 중단했다. 이례적으로 토네이도와 우박을 동반한 경우도 있어 피해를 키웠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과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물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무너진 다리, 고속도로에 쌓여있는 차량과 트럭의 모습이 담기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발렌시아 지역에선 92명이 숨졌고,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 말라가에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 당국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사람도 상당수라고 전하며 추가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기상학자를 인용 “일부 지역에서는 8시간 동안 1년치 강수량이 쏟아지는 등 집중호우가 쏟아졌다”면서 “스페인 근대 역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BBC는 “이번 홍수는 1973년 발생한 스페인 홍수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며 “당시 스페인 사상 최악의 홍수로 희생된 사람만 최소 150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30일 스페인 레투르에서 홍수로 인해 이웃의 집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엔카르나 리베로(88)씨가 아들과 조카를 만나 안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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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애도 기간 선포…“기상 이변 피해 키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파괴된 인프라를 신속하게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홍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요청했다.
마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1000명 이상의 군인이 구조 활동 지원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사흘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열차는 현재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피해가 큰 지역에서는 학교와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전력 대기업 이베르드롤라 산하 i-DE에 따르면 발렌시아에서는 약 15만명이 정전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스페인 농업협동조합도 농작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연구기관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스페인의 주요 수출품인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 생산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럽은 스페인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는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학자들은 가을과 겨울 지중해의 따뜻한 바다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기상 현상인 ‘고타 프리아’(gota fria)가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구름이 더 많은 비를 운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세계기후특성(WWA) 공동 창립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품고 이것은 더 많은 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이러한 폭발적인 폭우는 기후 변화로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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