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김 위원장 보석 청구 인용
법조계 "불구속 상태, 재판 지연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되며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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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반영윤 기자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31일 구속 3개월 만에 보석 석방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공모 사건 재판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3월,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7월 잇따라 보석 석방돼 같은 혐의를 받은 피의자들이 불구속 재판을 이어가게 되면서 재판 장기화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김 위원장이 법원에 신청한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인용 조건으로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소환 시 의무 출석 등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되며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보석 석방으로 김 위원장 측이 불구속 재판 사유로 제시한 '신속 재판 보장'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법조계의 우려가 나온다. 검찰은 "증인들이 대부분 카카오 그룹 임직원들인데, 피고인이 석방되면 진술 회유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보석을 반대해 왔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불구속 상태보다 재판이 빨리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희진 가로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구속 상태에서 효율적이고 조속한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1심 구속 기간이 최장 6개월인데, 증거조사만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석 허가는 예견된 결정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의 사건과 병합해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7월 23일 구속됐고, 8월 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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