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명태균 통화 관련 "있을 수 없는 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인천 강화군 당산리마을회관에서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화=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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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인천 강화=조성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가 31일 정치권을 흔드는 와중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예정됐던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통화 내용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도 "당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 현안은 당에 대응을 맡기면서 대권주자로서 민생에 집중하며 안정감과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예정된 일정을 수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의 북한 군 접경지를 방문해 대남방송 피해를 확인하고 안보상황을 점검했다. 이 대표는 육군 제17사단 3경비단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전 공개된 녹음 파일에 대해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명 씨와 통화할 당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고, 당원으로서 공천과 관련해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한 데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아 훌륭한 일이구나'할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대남방송 피해를 겪고 있는 당산리마을에서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통화 내용에 대해 "(박찬대) 원내대표님한테 말씀을 전해 들은 얘기로는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며 "당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대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부인하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녹음 파일에 대통령 육성이 있다는 것 아니냐"며 "제가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그것도 본인 목소리가 아니라는 취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세부적인 논쟁은 이 자리에서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육군 제17사단 3경비단을 방문해 사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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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정치와 국정이 잘못되다 보니 결국 국민이 직접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긴장을 키우고, 서로 공격 행위를 감행해 피해를 입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힘이 강한 사람은 힘을 절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게 진짜 실력", "최상의 수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는 등 '평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북한으로 (대북전단) 풍선을 보내니 북한은 오물을 보내고,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니 저쪽에서 대응방송을 한다. 이제 남은 건 폭격전과 총격전"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북한도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여기서 대북전단 못 뿌리게 하고 대북방송을 못 하게 하면 북한도 안 할 것'이라는 주민의 말에 "지금도 대북전단을 막을 수 있지만 안 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천시에서 막을 수 있다.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속하면 못 보내게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의지"라며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주민들과 마을을 돌며 소음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21세기의 원시 현상"이라며 "남북 간의 대결 구도가 격화되면서 애꿎은 우리 주민들께서 소음 피해를 많이 입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남방송의 피해를 보상하고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박찬대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 씨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전부터 취임 후까지 사적 채널이 강력하게 작동한 '뒷거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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