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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흑백요리사’의 불편한 성공…“OTT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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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규제 비대칭, OTT수준으로 낮춰야"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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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제작했기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OTT와 달리 과도한 내용규제로 레거시미디어에선 표현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심미선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31일 한국방송학회-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유료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방안’ 특별세미나에서 “흑백요리사의 흥행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기존 요리 서바이벌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미션들로 전 세계 구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차 TV- 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인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뜨거운 화제성 만큼, 논란도 뒤따랐다.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권성준)의 팔목을 휘감고 있는 문신(타투)은 물론,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가 방송 중간중간 내뱉는 비속어들이 방송에서 가감 없이 노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IP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유료방송과 지상파와 같은 레거시미디어에선 송출 조차 불가능했을 장면들이다.

비단 흑백요리사 뿐만이 아니다. M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는 MBC가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송출됐다. 피해자들이 제시한 자료증거들이 너무 자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심 교수는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나는 신이다’ ‘흑백요리사’를 두고 ‘OTT라서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라며 “이는 결국 내용심의 대한 기존 사업자들과의 규제 비대칭성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레거시미디어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내용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상파는 방송법, 유료방송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에 각각 의거한 것으로 이들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공익성을 추구해야하고 이를 위한 내용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이러한 영향력을 판별하는 척도는 ‘실시간성’이었다. 실시간 전송이 불특정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력 및 텔레비전 채널의 영향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최근 VOD(주문형비디오)를 통해 콘텐츠 다시보기가 가능해지지면서 실시간이 가지는 영향력은 대폭 줄었다고 심 교수는 지적했다.

특히 일부 OTT의 경우 실시간 방송을 송출, 더 이상 실시간성만을 이유로 레거시미디어를 규제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OTT 역시 관련 법체계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OTT도 레거시미디어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자는 것이 아닌, OTT를 편입시키면서 레거시미디어를 OTT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심 교수는 “기술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수용자의 관점에서 방송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시청자는 방송이라 생각하고 시청하는데 법과 제도는 그렇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향력이 크면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인식이었고, 보도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비보도로 전이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가 있다”라며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서도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나선 강재원 동국대학교 교수는 “방송 규제의 경우 신념과 가치보다는 이념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 있다”라며 “방송통합법 마련 논의만 2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데, 종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접근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유홍식 중앙대학교 교수는 “통신방송 결합상품에 대한 요금 승인제 폐지는 물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고 있는 지도 논의돼야 할 부분”이라며 “(방송에서) 공익성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시장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가 (콘텐츠에 대해) 제값을 치르고 있는가도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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