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천개입 의혹 논란
尹, 明과 직접 대화 한적 없다더니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통화 확인
明 주장 ‘공적 대화’ 존재 신빙성
녹취 중 김여사 尹에 “오빠” 호칭
대통령실 3번의 해명 ‘자승자박’
野 “김여사 의한 尹 불법 수두룩”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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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놨지만 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평이 나온다. 더욱이 야당이 ‘추가 음성파일’ 공개를 예고하며 으름장을 놓는 터라 얼마 안 가 대통령실 입장문이 또다시 반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장 명씨와 윤 대통령의 직접 통화 사실이 확인되면서 명씨가 스스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공적 대화’의 존재 또한 신빙성이 더해진 판국이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과 명씨 대화 음성파일 공개 기자회견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추가로 입수하고 있는 녹취는 상당량”이라며 “확인한 것들 중에도 공개할 추가 녹취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尹에 쏠린 눈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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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음성파일 중에는 김건희 여사가 평소 윤 대통령을 ‘오빠’란 호칭으로 불렀단 데 힘을 실어주는 명씨와 제3자 간 대화 내용도 담겼다. 명씨는 10월15일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김 여사가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말한 게 담겨 있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 대화 속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를 가리키는 것이라 해명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음성파일엔 명씨가 김 여사를 흉내 내며 “오빠, 명 선생님 그거 처리 안 했어?”,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하는 게 들어 있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 부른 것으로 명씨가 인지하고 있었단 얘기라 대통령실의 ‘친오빠’ 해명이 틀렸단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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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와 제3자 간 대화는 명씨가 윤 대통령과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통화한 맥락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었다. 명씨는 윤 대통령이 본인에게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한 사안을 설명한 게 모두 김 여사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음성파일 속 대화에서 윤 대통령의 관련 언급에 대해 “마누라(김 여사) 앞에서 (공천 지시)했다고 변명하는 것”이라며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가 전화 왔다, ‘선생님,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인) 윤상현이한테 전화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 이렇게 하고 전화 끊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노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이 이른바 보고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명씨가 그 당시에 주장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수한 다른 녹취에는 윤 대통령의 불법이 김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다”며 “명씨는 김 전 의원 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말하고,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 민주당이 이날 추가로 공개한 파일에는 명씨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과 통화했단 내용과 함께 조 의원이 “생각하신 대로 두 사람(박완수 경남지사·김진태 강원지사) 다 앉히고, 저 조은희도 만들어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우리 명 대표님이 이제 영남의 황태자”라고 말했단 명씨의 음성이 들어 있었다. 또 다른 파일에는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내가 이문을 남기거나, 돈을 벌거나 어떤 행위를 하게 되면 대표님(김 전 의원)하고는 아무도 공천 못 받는다”, “오로지 대통령하고 사모님(김 여사)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호통치는 음성이 담겼다. 이는 명씨가 스스로 김 전 의원 공천이 여론조사 대가라고 주장한 걸로 해석된다.
김승환·조병욱·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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