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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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31일 보석(保釋)으로 풀려났다. 지난 7월 23일 법원에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을 결정한 지 101일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는 이날 김 위원장의 보석을 허가하며 보증금 3억원 납부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소환 시 출석할 것, 출국 시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피의자·참고인·증인과 이 사건 변론 관련 사항으로 접촉하거나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 등을 보석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조건을 위반할 경우 보석이 취소되거나 보증금이 몰취될 수 있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납부 또는 감치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16분쯤 양복 차림으로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며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1심 구속 기간은 공소장이 접수된 날을 기준으로 2개월이며, 필요에 따라 2개월씩 2번 연장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8일 구속 기소된 후 담당 재판부 결정으로 오는 12월 7일까지 구속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보석은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 출석 등을 약속하는 등의 조건으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법원은 보통 증거 인멸 우려가 없을 때 보석을 허가한다.

김 위원장 측은 지난 16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공개 수사가 진행된 지 1년 6개월 이상 지났고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도 1년 가까이 진행됐는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구속 상태가 길어지면 한국 IT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구속 이유에 사정 변경이 없다”며 “구속 기간 내 핵심 증인 신문이라도 진행해 외부적 압력과 방해 요소가 적은 환경에서 사안의 실체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고정시키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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