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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선술집 같은 곳에 관객이 앉아야 작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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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 1973년작 ‘소멸’ 등 100여점

국립현대미술관 3, 4전시실서 개막

동아일보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전시장 ‘서울박스’에 이강소의 1973년 설치 작품 ‘소멸’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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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두 개 층을 아우르는 넓은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에 선술집이 등장했다. 낡은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입간판에는 ‘낙지볶음, 조개탕, 돼지갈비’ 등 메뉴 이름이 붓글씨로 적혀 있다. 관객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 완성되는 이 작품은 한국 작가 이강소가 1973년 명동화랑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소멸’이다.

이강소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 ‘이강소: 풍래수면시’가 1일 개막한다.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을 가진 전시 제목은 송나라 성리학자 소옹(1011∼1077)의 시 ‘청야음(淸夜吟)’에서 따온 문구로, 새로운 세계와 마주치면서 깨달음을 얻은 의식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전시는 미술관의 제3, 4전시실에서 열린다. 제3전시실에서는 실험미술에 영향을 받은 1970년대 개념미술 작품과 1980년대 추상, 구상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가 유리에 물감을 칠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한 ‘페인팅78-1’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다. 제4전시실에서는 청년 시절 설치 작품인 ‘근대 미술에 대하여 결별을 고함’(1971/2024년 재제작)을 비롯해 1974∼1979년 이강소가 중심으로 전개했던 대구현대미술제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내년 4월 13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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