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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승부수가 '변수'로…공개매수에도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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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려아연 유증 점검
위법 판단땐 최윤범 입지 흔들
MBK·영풍도 불공정 혐의 조사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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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연합과 회사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승부수로 띄운 유상증자 카드가 금융감독원 조사대에 올랐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발표 하루만에 주관사 현장조사에 착수하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인다. 법 위반 이슈가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 최 회장측의 입지가 크게 불리해지고 이미 마무리된 공개매수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감원이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것은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사전에 준비한 상태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유상증자 계획이 있었다면 공개매수 정정 신고 등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공개해야 하는데, 전일 유상증자 결정 발표 전까지 관련 공시는 없었다.

금감원이 이날 기자간담회 직전 미래에셋증권 현장검사에 나선 것은 이에 대한 의혹을 조사를 통해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모두를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을 조사하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단계에서 유상증자 계획이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을 알았다면 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동시진행 가능성이 제일 크며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던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갑자기 대규모 증자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라며 "공개매수 허위기재 문제점을 안 따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유상증자는 물론 공개매수까지 법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개매수를 위한 차입 관련 고금리를 저금리로 리파이낸싱하려 미래에셋측과 소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던진 유상증자 승부수가 오히려 스스로의 발을 묶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율 희석으로 공개매수 결과 MBK·영풍이 소폭 앞선 지분율의 판을 흔드는 동시에 우리사주조합 의결권 지분을 확대해 궁극적으로 지분율 우위를 확보하는 효과를 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4%포인트 올라간다.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이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해 의결권을 살리면 최 회장측 지분율은 그만큼 또 높아진다.

재계와 시장에선 이 같은 구조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MBK·영풍이 판세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올만큼 강력한 한방이었지만, 이제 법적 변수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측은 물론, MBK·영풍도 법적 리스크가 있는건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현재 양측 공개매수 불공정거래 여부를 함께 조사중인데 이미 개연성 있는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고려아연과 영풍 양측 모두에 대한 회계심사도 진행중인 상태다. 이 역시 기준 위반 개연성이 높은 다수의 회계 처리 사실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불공정거래와 회계심사 과정에서 MBK·영풍도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시계제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게 재계 시각이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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