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여군 초급장교에 대령 성폭행 미수”…중징계 촉구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해 6월2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유족이 기자회견 중 이씨의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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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람 공군 중사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 숨진 지 3년 만에 공군에서 또다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여군 초급장교에 대한 직속상관 전대장(대령)의 강간 미수, 강제 추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센터가 피해자 A 장교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피해자 지원과 보호, 2차 가해 중단 조치를 위한 의뢰를 요청받아 A씨를 대면 상담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 진술에 의하면 A씨의 상관인 대령 B씨는 지난 8월 회식 후 A씨를 강제 추행했다. 이에 A씨는 회식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이달 24일 회식에서 성폭력을 당했다. A씨는 “2차를 가자”는 B씨의 강요에 1차 회식 자리에 있던 간부들에게 도와달라고 문자를 보냈고, B씨는 숙소로 돌아가겠다는 피해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는 B씨가 성폭행을 시도하자 “그만하십시오. 저는 전대장님 딸과 3살 차이밖에 안 나는 또래입니다. 아내분도 있지 않습니까”라며 강하게 거부했지만, 시도는 계속됐고 A씨는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도망쳤다. B씨는 뇌물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장(왼쪽)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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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B씨는 당시 회식에 참석한 간부들에게 A씨가 술에 취해 자신을 유혹한 것처럼 유도신문하며 녹취했고, A씨는 B씨의 압박을 받던 간부들을 통해 이러한 2차 가해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반성하고 사죄하기는커녕 피해자가 원해서 2차를 가게 됐다고 호도하며 소위 ‘꽃뱀’ 취급하고 있다”며 “2차 피해로 인해 피해자의 불안은 극에 달한 상태로 일상생활이 힘든 지경”이라고 밝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추가적인 2차 피해, 진술 오염 등이 발생 중인 이 상황을 즉시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이 즉각적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가해자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조직이 방기해서 2차 가해가 행해진 것도 문제다. 해당 부대 지휘관인 17비행단장과 공군본부 감찰부도 중징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A씨 측 대리인은 B씨가 뇌물을 강요한 의혹과 관련해 전날 국방부 조사본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상담소는 이날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군인 등 강제추행,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로 B씨를 고발했다. B씨는 관련 피해 보고 후 현재 다른 부대로 분리 조처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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