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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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망설였다. 그러다 좀 웃겨서 일단 웃기로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동화 공모전인 '문학동네 초승달문학상'의 제1회 대상 수상작인 '해든 분식'의 한 대목이에요. 주인공인 초등학교 2학년 강정인이 저주에 걸려 닭강정(!)으로 변한 순간 읊조린 대사인데요. 상황이 웃기니 일단은 웃겠다는 아이다운 낙관에 마음을 홀랑 빼앗겼습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요즘 어린이책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요. 닭강정이 된 어린이라니요. 대체 작가는 어떻게 이 이야기를 주워 담을 생각인 걸까요. 뒤가 궁금해서라도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버렸습니다.
'해든 분식'은 동지아 작가가 동화작가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책이에요. 그에게 작가의 씨앗을 뿌린 첫 책은 열 살 때 즐겨 읽었던 어린이 명랑소설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읽었던 책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대요.
어릴 때 읽는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죠. 책과의 첫 만남이 중요할 텐데요. 전문가들은 책 읽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한글을 뗐더라도 초등학교 중학년까지는 양육자가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을 권하더라고요. 소리 듣기와 글자 보기가 동시에 충분히 발달하도록요. 독서 흥미를 끌어올리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부모 입장에서는 무슨 책을 골라 읽힐지가 고민일 텐데요. 일단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책"은 기본이고요. 초등학교 교사인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양육자와 함께 본 책, 양육자와 함께 서점에서 산 책"을 추천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손잡고 서점 동화책 코너에 가서 아이가 직접 고른 책, 그게 제일 좋은 책이라고요. 이번 주말, 아이 손잡고 동네책방 마실 어떠세요?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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