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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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로 미국 대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경합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막판까지 대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세하게나마 우위를 유지하는 흐름이지만 승부의 키를 쥔 7대 경합주에서는 여론조사 업체와 시기·방식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오며 예측불허의 혼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 선거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아틀라스 인텔 여론조사(지난달 25~29일 실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7대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49%-48%) ▶노스캐롤라이나 (51%-47%) ▶조지아(50%-48%) ▶애리조나(51%-47%) ▶네바다(51%-47%) 등 5곳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미시간(49%-49%)과 위스콘신(49%-49%)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는 결과가 뒤집힌다. 매사추세츠대 로웰캠퍼스가 지난달 16~23일 실시해 지난달 31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서 1%포인트(49%-48%) 차로, 미시간에서 2%포인트(47%-45%) 차로 트럼프를 제쳤다. 다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2%포인트(47%-45%) 차이로 우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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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최근 조사서 트럼프 유리 흐름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최근에 실시된 조사일수록 트럼프에게 유리한 흐름이 감지된다. 해리스는 매사추세츠대 로웰캠퍼스와 지난달 16~20일 실시된 블룸버그 조사(50%-48%)에서 트럼프를 앞섰지만, 트럼프는 아틀라스 인텔 조사를 비롯해 ▶인사이더 어드밴티지(10월 26~27일 조사, 48%-47%) ▶팍스뉴스(10월 24~28일 조사, 50%-49%) ▶퀴니피액대(10월 24~28일 조사, 49%-47%) 등 비교적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1~2%포인트 차 우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내여서 확실한 우세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주원 기자 |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사전투표는 해리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 집계 결과 지난달 31일까지 6500만여 명이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선 전체 투표자(1억5843만여 명)의 3분의 1을 넘은 수치다.
이같은 사전투표에서 해리스가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서 나왔다. WP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미 투표를 마쳤다고 답한 유권자 사이에 해리스가 19~29%포인트 차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ABC-입소스 조사에서는 해리스(62%)와 트럼프(33%) 간 격차가 29%포인트였고,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서는 둘(59%-40%)의 격차가 19%포인트였다.
WP는 “해리스가 사전투표에서 올린 기록은 2020년 대선 막바지 사전투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얻은 수치에는 못 미치지만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얻은 사전투표 득표율보다는 높다”고 짚었다. 2016년 당시 WP-ABC의 사전투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격차는 8~16%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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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경합주 6곳서 사전투표 우세
WP는 마리스트ㆍCNNㆍ폭스뉴스ㆍUSA투데이-서퍽대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7대 경합주에서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응답자 가운데 해리스는 트럼프를 상대로 ▶펜실베이니아(17~35%포인트) ▶미시간(26~39%포인트) ▶위스콘신(22~60%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2~6%포인트) ▶조지아(7~10%포인트) ▶애리조나(9~12%포인트) 등 6곳에서 우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네바다에서만 유일하게 트럼프가 6%포인트 차로 해리스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주리주 블루스르핑스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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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기간 트럼프 측은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등 공을 들여 왔다. 이 때문에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를 두고 트럼프 측은 자당 지지자들의 참여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해리스에 호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WP는 “해리스는 적어도 사전투표에서 상당한 우위를 확보한 채 선거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폴리티코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사전투표를 마친 65세 이상 노년층 유권자 가운데 58%가 민주당원, 35%는 공화당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폭스뉴스의 펜실베이니아 65세 이상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해리스에게 5%포인트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선 때 펜실베이니아에서 고령층 득표율 53%를 기록했던 트럼프에게 적신호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민주당은 “‘실버 서지’(Silver surgeㆍ고령층 민주당원들의 뜨거운 투표 열기)에 놀랍다”(전략가 톰 보니에)는 반응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2020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에서 50%포인트에 육박했던 민주당의 우위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사전투표 독려 노력이 나름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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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ㆍ트럼프 서남부 경합주서 정면 대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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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와 트럼프는 이날 서남부 경합주에서 나란히 유세를 갖고 정면 대결을 벌였다. 해리스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유세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미국에 새 세대 리더십이 필요하고 나는 차기 대통령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당선 시) 집무실에 ‘에너미 리스트’(enemy list·정적 목록)를 갖고 갈 것이지만 나는 취임 첫날 ‘투 두 리스트’(to do list·할 일 목록)을 갖고 갈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네바다주 리노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트럼프가 민주주의 위협을 부를 것이라는 데 공격 포인트를 맞췄다. 해리스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우리가 싸우면 우리는 이긴다”고 강조했다. 한 지지자가 “우리가 당신을 지키겠다”고 외치자 해리스는 “그리고 나는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터커 칼슨 라이브 투어 쇼’에서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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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남부 국경에 인접한 뉴멕시코를 찾아 “우리가 여기서 이길 이유 중 하나는 가장 국경 문제가 심각한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를 두고는 “부통령 재임 중 1만 명의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와 수많은 불법 외국 갱단 구성원 등 수백만 명이 국경을 넘어 뉴멕시코로 들어왔다”고 공격했다.
이어 네바다주 헨더슨 유세에서는 “아주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겠다.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나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지자들은 “아니오”라고 큰소리로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해리스를 겨냥해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다. 카멀라. 넌 해고”라고 외쳤다. 또 “우리가 처음으로 사전투표에서 앞서고 있다. 정말 잘하고 있다”며 “네바다주에서는 내일 사전투표가 끝난다. 그러니 가서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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