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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기업대출 속도 조절…조병규 행장 "전략 변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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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우리은행이 연말까지 기업대출을 줄이는 행원들에게 KPI(성과평가지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각 영업점에 내줬던 기업대출 금리 전결권을 회수했다. 사실상 신규 기업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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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연말까지 기업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갑작스런 전략 변화에 행원들에게 사과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각 영업점에 내줬던 기업대출 금리 전결권을 회수했다. 지점 권한으로 개별 우대금리 등을 줄 수 있었던 기업대출 금리를 본사가 관리한다. 타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 제시가 힘들어지면서 사실상 신규 기업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기업대출을 회수하면 KPI(성과평가지표) 가산점을 준다. 연말까지 예정됐던 기업대출 대출잔액 평가 기간은 10월31일까지로 단축하고, 올해 말까지 기업대출 잔액을 감축하면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영업 방식의 변화에 대해 조 행장은 지난달 31일 전체 행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조 행장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전략 방향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현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밸류업 계획에 따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은행의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환경 변화 대응과 밸류업 계획 완수를 위해 대출 자산 감축은 물론 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치우친 자산의 리밸런싱과 연체율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대출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취급도 크게 줄이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판매를 연말까지 중단했다. 신용대출 상품 9종의 신규·증액 시 한도를 연소득 내로 제한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타행 대비 하단이 높게 형성돼있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대출 축소 결정은 우리금융지주의 CET1(보통주자본비율) 관리를 위해서다.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RWA)을 더 줄이겠다는 행보다. 올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12%)은 KB금융(13.85%)·신한금융(13.13%)·하나금융(13.17%) 등 4대 금융 중 가장 낮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까지 CET1 12.2%·내년 말까지 1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시행하는 게 큰 취지"라며 "우량자산을 제값 받고 대출해준다는 취지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대출 속도를 조절하던 걸 조금 빠르게 실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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