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튜버 낫타몬 콩차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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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적 있는 태국 여성이 사기 행각으로 2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 가다 체포됐다. 인도네시아인을 사칭해 여권을 발급받으려다 국가(國歌)를 불러보라는 요구에 정체가 탄로 나면서다.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도피 중이던 태국인 유튜버 낫타몬 콩차크(31)와 그의 어머니가 현지 당국에 의해 지난달 25일 태국으로 송환됐다. 이들은 위장 신분으로 여권을 발급받던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국가와 헌법 등을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이민국 직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활동명 ‘누띠’(Nutty)로 잘 알려진 콩차크는 구독자 8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다.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방탄소년단(BTS)’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른 영상으로 명성을 얻었다. 평소 K팝 가수를 꿈꾸던 그는 ‘드림 시네마’라는 레이블로 한국에서 데뷔한 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로 성공한 뒤엔 태국 방송에 출연해 “우리 가족은 부유해서 자동차 14대를 소유하고 보모 22명을 고용 중”이라는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2022년부터 돌연 자신을 ‘외환 투자 전문가’로 소개했다. 이어 ‘3개월 25%’ ‘6개월 30%’ ‘1년 35%’ 등 고수익을 매달 보장해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수익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논란이 불거지자 콩차크는 송금 실수 등을 핑계로 대다가 그해 7월 잠적했다. 비서인 나차팟 라타누크롬과 어머니도 함께였다.

태국 특별수사청(DSI)에 따르면 피해자는 6000명 이상으로 확인된 피해 금액만 무려 20억 바트(약 813억4000만원)에 달한다. 콩차크는 계속된 항의에 거래 실수를 인정했지만 동시에 “나를 경찰에 신고하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영원히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사라진 콩차크 일당은 말레이시아로 넘어간 뒤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 밀입국했다. 현지인 신분으로 위장해 2년간 도피해 온 그와 어머니는 해외여행을 위해 여권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콩차크의 발음이 이상하다고 느낀 한 관계자가 국가와 헌법 암기를 요구하자 대답하지 못했고 결국 정체가 탄로 난 것이다. 다만 비서 라타누크롬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

DSI는 “콩차크의 자산 중 약 47만 달러(약 6억4700만원) 상당을 압수한 상태”라며 “추가 자산 회수를 위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콩차크는 당국에 연행되기 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구체적인 범행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태국 현지에선 최대 징역 20년 형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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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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