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2 (토)

뒤숭숭한 KT 구조조정…통신망 자회사 갈등 재점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T클라우드는 '원대복귀' 직원 붙잡기 안간힘

머니투데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T그룹의 클라우드·AI(인공지능) 중심 구조조정 구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KT 통신망 관리·운용 직원들을 신설 자회사로 전출하는 작업은 저조한 신청률과 노조 반발에 직면했다. 미래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으로 꼽혔던 KT클라우드는 직원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일 KT 노동조합(1노조)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전출에 대한 회사의 설득방식이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조합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사측 임원의 망언까지 언론사에 제보되는 등 KT를 전국민적 조롱거리로 만드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1노조의 기류는 지난달 17일 KT와 '현장 인력구조 혁신방안'에 합의한 이래 약 2주만에 악화했다. 발단은 지난달 30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의 사내 설명회 동영상으로 거론된다.

동영상에 따르면 안 부문장은 지난달 29일 KT분당빌딩에서 열린 사내 설명회 도중 직원들을 향해 "신규 자회사로 전출을 안 가면 결국 '토탈TF(태스크포스)'라는 데 잔류하게 되는데, 당연히 영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안 부사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굉장한 모멸감과 자괴감도 있고, 굉장히 힘들다"고 발언했다. 본사 잔류를 희망한 직원들이 계속 외곽 근무지로 배치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KT는 "직무전환보다 자회사에서의 기존직무 수행이 수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KT는 지난달 15일 자사 통신망 운용·관리 인력 3780여명을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출하거나 희망퇴직 처리하는 감원계획을 시행했는데, 당초 신청기한이었던 지난달 28일 전출신청자가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연장신청에 돌입하면서 잇따라 사내 설명회를 열고 있다.

1노조는 설명회에서 강요·압박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또 강요·압박 관련 직책자·임원을 문책하고, 신설 자회사들에 대한 장기계획과 근로조건을 추가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KT의 인력감축에 대해선 기존사업 정리로 비용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KT는 클라우드·AI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2022년 KT로부터 분사해 클라우드 사업을 도맡던 KT클라우드에 '그룹 내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는 결과를 낳았다. 설상가상으로 KT클라우드는 올 연말 '기존 소속기업 복귀 선택권' 행사시한을 앞둔 KT·KT DS 출신 전입 직원 200여명을 부담요소로 안고 있다.

이에 KT클라우드는 지난달 31일 전 직원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고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지는 데 나섰다. KT클라우드는 KT와 MS의 파트너십이 자사의 입지를 약화시키기보다 노하우 향상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전입 직원을 상대로 보상 강화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