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중지하고 개회한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등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에 대한 표결을 반대하며 박찬대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4.11.01.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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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과 명씨가 지난 대선 경선 이후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고리로 공세를 펼쳤다. 반면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1심 판결에 따른 사법 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정치적 공세라며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통화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법적, 정치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파일에 대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될 게 없는 녹취 내용이라는 것을 분명히 대통령실이 확인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은 취임 전후 공천 개입,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바 없다고 말한다. 당으로부터 어떤 건의를 받은 적도, 공천 개입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9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하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부분이 담겼다. 이에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부분도 함께 담겼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취임식 전날(2022년 5월9일) 명씨로부터 전화온 것이 사실이다. 굉장히 오랜만에 전화가 온 것"이라며 "경선 무렵에 관계를 끊었는데 본선까지 완전 블랭크(빈칸)가 있다가 취임 전날 온 수많은 전화 중 하나인데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선 초반에 그런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내고 보니까 (윤 대통령이)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매몰차게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 개진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2022년 5월9일 통화는 대통령이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이었다"며 "대통령의 직위, 공무원의 직위에 없던 시점에서의 말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 이것은 다분히 정치적 견강부회, 다소 무리한 문제제기라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녹취록 안에 있는 대통령 말씀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지금 국민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고, 녹취록 내용이 뻥이면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잘못 말씀하셨든 대통령실이 잘못 해명을 하셨든 이 부분은 국민에게 사과를 하셔야 되는 부분이다. 오인을 유발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에서는 법률상 문제가 있는 짓을 안했다고 말씀하는데 김 여사가 만약 인사에 개입했거나 국정에 개입한 의혹들에 대한 증거가 나오면 명백한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여당은 대통령실 엄호에 주력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당 기여도나 세평을 물어볼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육성 녹음에서) '당이 말이 많다'고 한 것은 '안 도와주겠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부분들을 오로지 대통령 탄핵시켜서 권력 찬탈하겠다는 데 뜻을 모아서 하다 보니까 벌어진 민주당의 역대급 해프닝, 민주당의 엄청난 헛발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의 조작 가능성도 제기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속한 소리규명연구소 감정 결과를 언급하며 "공개된 녹음 파일은 증거로 가치가 상실된다. 편집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연구소는 '고의적으로 배경 잡음을 추가한 흔적이 보인다. 소리 단절 구간도 보인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같은 감정 결과를 근거로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공관위에서 누가 왔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유세 기간 중에 수고했으니 해 줘라'는 말에서 조작된 부분이 보인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선 여야는 물론 야당과 대통령실간 충돌도 벌어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정 실장을 향해 "비서실장님 같은 분이 대통령을 모시고 계시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받아쳤다. 이후 야당 지지율을 운운한 것이 모욕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 실장은 "지나친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되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국회를 모욕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욕설과 반말이 오가며 한때 국감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발언 도중 끼어드는 민주당 정진욱 의원에게 "저거 오나전 쓰레기네"라고 발언했고 이에 야당은 소리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영진아, 내가 이해 할게"라며 조롱조로 반말을 했다. 권 의원은 이후 질의 과정에서 "오늘 정 의원 너무 심했다"면서도 "내가 정 의원에게쓰레기라고 표현했던 것 사과하겠다. 사과하되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정리했다.
이외에도 여야 의원들은 국감 중간 중간 "대통령이 무식하다", "사악하다" 등 신경전을 벌였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김 여사와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 강기훈 황종호 행정관 등 7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과정에서도 여당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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