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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지금은 기후보다 표? 미국 대선판에서 사라진 '기후 이슈'[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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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핵심요약
막판까지 초박빙으로 치닫는 美대선, 기후 의제는 실종
해리스,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고려한 연이은 '프래킹' 옹호
블룸버그 "트럼프 당선 돼도 전기차 반대 실현 불가" 전망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도 두 가지 소식 준비했는데요. 먼저 임박한 미국 대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얼마 안 남은 미국 대선, 기후 이슈 사라졌나?'

◆ 홍종호> 그동안 우리 프로그램에서도 후보들 기후 공약 비교, 전망, 평가를 하고 했는데 막판이네요. 판세부터 정리 해주세요.

◇ 최서윤> 네. 미국 CBS 방송과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50%,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 지지율로 박빙이에요. 지난 9월 TV 토론하고서는 4%p까지 격차가 났었는데 이제는 1%p로 거의 붙었죠. 최근 여론조사 여러 개를 모아서 평균을 내는 CNN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48%,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 이것도 1%p 차이예요. 점점 다가올수록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데 미국은 간선제이기 때문에 선거인단 수가 중요하잖아요? 선거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많이 확보했다라는 조사도 있어요. 그래서 막판까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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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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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윤>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점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달러 강세 있죠. 그다음에 미국 국채 금리, 비트코인 오르면서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어서 누가 승기를 잡았다고 확언을 하긴 어렵고 막판까지 초접전으로 치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홍종호> 9월 토론 때는 해리스 부통령 쪽이 토론 압승했다. 이러면서 기대 섞인 전망들이 많이 나왔다가 지금 다시 좁혀지는 정도가 아니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 최서윤> 맞아요. 선거가 아무래도 너무 박빙으로 치닫고 있다 보니까 막판에는 네거티브로 치닫는 것 같아요.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적격자다. 국가의 위협이 될 거다. 이러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고요. 트럼프가 파시스트다 라는 논쟁이 붙었어요. 특히 트럼프의 전 비서실장 존 켈리가 트럼프를 파시스트로 규정을 하면서 뉴욕타임스에서 이런 평을 내놨어요. '많은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자에 의해 독재자라고 불렸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직접 고른 자문위원한테 공개적으로 파시스트 비난을 받은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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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비서실장이면 완전 오른팔 아니에요? 심복인데도 파시스트라고 규정을 했다. 놀랍네요.

◇ 최서윤> 그리고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엘립스 공원에서 마지막 연설을 했거든요. 여기 어딘지 기억나시나요?

◆ 홍종호> 여기가 대선 불복했던 그 자리군요. 의회로 쳐들어가고 했던 그 상황이죠?

◇ 최서윤> 네. 폭동을 촉발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복 연설을 했던 장소예요. 그래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닥치게 했던 상황을 상기시킬 것 같아요. 이에 질세라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한테 지능이 없다. 정신장애가 있다. 인신공격성 막말까지 내뱉고 있고요.

◆ 홍종호>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아무래도 이 기후 문제를 주로 계속 다루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어떻습니까? 애초에 기후 정책은 상당히 상반됐잖아요. 최근에도 이게 계속 이슈가 되고 있습니까?

◇ 최서윤> 원래 미국 대선 앞두고 저는 여러 번 이걸 다루게 될 줄 알았어요. 공약 나오면 어떤 게 있는지 따져보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던 게요. 이상하게 미국 이번 대선에서 기후 위기 대응책과 같은 것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기후변화 이슈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정책 공약으로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군요.

◇ 최서윤>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야 원래 걸어 다니는 석유 세력, '드릴 베이비 드릴' 이런 말로도 정리를 했었죠. 본인이 대통령 되면 석유 시추 계속하겠다, 전기차 지원책 줄이겠다, 같은 식으로 공약을 하니까 그렇다 치는데요.

◆ 홍종호> 파리 협정 탈퇴하겠다. 같은 거죠.

◇ 최서윤> 그렇습니다. 그런데 해리스 부통령도 언급을 꺼린다. 가장 대표적인 게 프래킹이죠. 석유 시추 기술 중에 하나인데 이거를 원래 해리스 부통령이 반대를 했는데 옹호하게 됐죠. 조금 설명 드리면 프래킹이란 기술은 물에다가 모래, 자갈, 화학약품 같은 거를 섞어가지고 아주 고압으로 땅 밑에다 주입해서 수압으로 파쇄하는 기술이에요. 그러니까 바위를 깨는 거죠.

2011년에 셰일 혁명이 바로 이 기술 때문에 나온 거고 셰일가스, 셰일 오일이 경제성을 가지게 된 그 핵심 기술이죠. 근데 그렇게 약품 같은 걸 넣어서 밑에 주입을 하다 보니까 환경오염을 심하게 일으킬 수 있다 해서 환경론자들은 이 기술을 사용하는 걸 반대를 했었고요. 해리스 부통령도 이 기술에 대해서 반대를 했었는데 이거를 옹호하게 된 이유도 정치적인 이유가 있죠. 셰일 붐의 심장부가 바로 펜실베이니아, 대표적인 경합주이기 때문에 여기서 탈탄소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분석이 나옵니다.

◆ 홍종호> 예를 들어 텍사스는 누구나 다 아는 화석연료의 본산이고요. 펜실베이니아는 북쪽에 있고 북쪽의 공업지대가 많으니까 여기에서 석유, 가스 하면 잘 와닿지 않지만 실제로 펜실베이니아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상업적 석유 수출을 했던 주고요. 최근에는 미국의 텍사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셰일 가스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고, 이것과 직접 관련된 일자리가 1만 6천 개가 있는 아주 중요한 곳이에요. 사실 속마음은 해리스가 나는 그렇게 프래킹 안 좋아한다 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은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펜실베이니아를 잃으면 미국 대선을 진다. 그런 이야기가 아주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습니까?

◇ 최서윤> 해리스가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을 중단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볼게요. 트럼프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해봤자 좋을 게 없으니까 당연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해리스는 기후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유지한 적이 없었는데도 후보 수락 연설에서 기후에 대해 딱 한 번 언급하고 이후 토론회에서는 환경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프래킹을 옹호하는 데 쓰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권자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국 가디언에서는 펜실베니아의 한 시골 마을 디목(Dimock)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이 디목이란 마을이 가스계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불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9년부터 가스 캐내려고 우물을 수십 개를 뚫었대요. 그래서 우물 물이 흙빛으로 변하고 독소가 가득 찬 거예요. 심지어 가연성 메탄이 포함이 돼가지고 사람들이 샤워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하고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에다가 성냥을 딱 쏘면은 불이 붙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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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아주 전형적인 환경 재앙이 그 마을에 일어난 거군요.

◇ 최서윤> 그렇죠. 그래서 심각성을 느끼는 주민들은 그래도 해리스 부통령이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랬을 텐데 이게 잠잠해지니 또 실망을 느끼는 주민들도 있겠죠. 그래서 주민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주민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 두 후보 어디에도 투표하지 않을 거다. 환멸을 느끼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고요. 프래킹을 계속하다 보니까 펜실베니아 주민들은 소아 림프종, 천식, 조산이나 저체중 출산의 위험이 높다고 하거든요. 한 주민은 그래도 해리스를 뽑겠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도덕적으로 실패했다. 이렇게 지적을 한 분도 있었고요.

◆ 홍종호> 민주당 진영에서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결국 프래킹을 반대했을 때 잃어버릴 표가 더 많지 않을까. 이런 식의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에도 이런 식의 환경 문제는 이 작은 마을만이 아니고 확산될 수 있잖아요. 선거라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프래킹은 그렇고, 전기차는 트럼프 쪽의 리스크 아니겠어요? 한동안은 강력하게 난 전기차 싫어한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요. 인플레이션감축법 철회에 대한 얘기도 했었어요. 요새는 그렇게까지 강하게 얘기는 안 하는 것 같은데 전기차는 어떻습니까?

◇ 최서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전기차 혁명의 브레이크를 밟을 수는 있지만 멈출 수는 없다'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어요.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에 반대하면서 구체적으로 세액공제를 없애겠다. 그다음에 산업용 인센티브 철회하겠다. 그래서 공장 폐쇄하고 대기오염 관련 연비 기준도 폐지하겠다. 이렇게 세 가지를 준비 중인 걸로 알려졌어요. 근데 결국에는 다 실현이 어려울 거라는 취지예요.

◆ 홍종호> 그런 전망을 블룸버그가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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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윤> 예. 왜냐하면 첫 번째로 세액 공제 부분을 보면요. 연방 정부에서 그렇게 결정으로 하더라도 이미 17개 주에서 전기차 인센티브를 제공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연방 정부에서 주는 것보다 더 금액이 높대요. 그래서 연방 정부 차원에서 되돌리기가 어렵다는 거고요. 두 번째로 공장을 폐쇄하는 것도 이미 전기차 공장 지으려고 한 3천억 달러 넘게 투자를 했고요. 아까 일자리 얘기하셨지만 28만 5천 개예요. 이걸 되돌릴 수 있냐는 거예요. 공화당 쪽에 지역구 두고 있는 의원들도 이걸 사수해야 하는데 어려울 거다.

연비 기준 같은 경우에도 이미 너무 많이 투자를 한 것도 있고요. 유럽이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세계 시장 중 3대 시장인데 유럽을 소외시키고 뭔가 할 수가 없잖아요. 유럽 기준에 맞춰야 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어려울 거다. 그래서 기업들도 스스로 돌아가기를 원치는 않을 것이다. 전기차 전환을 멈출 수 없는 흐름이다. 이렇게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미국 대선 이후 재생에너지 정책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이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친환경 전환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부시 대통령 이후에 거의 모든 정권에서 꾸준하게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확대돼서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작년에 전체 30%를 넘어섰대요. 이걸 어떻게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

정치적으로도 공화당 세가 강한 지역에서 오히려 재생에너지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텍사스, 에리조나, 플로리다 이런 데가 많고요. 전체 추가 발전 용량 중에 61.7%가 공화당 강세주에 집중될 걸로 전망을 했어요.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생에너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입법 독려나 행정부 차원의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고는 하더라도요. 이걸 넘어서야 되는 정치적 불이익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런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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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에는 반대로 온건하게 진행을 할 것이다. 급진적인 기호론자이긴 해도 급진성을 드러내는 대신에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는 데 주력을 할 거다. 결론은 누가 되더라도 미국 내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다. 이렇게 연구원은 분석을 했습니다.

◆ 홍종호> 결국 극단으로 발산하기보다는 중도로 수렴하는 식의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하는 거군요. 저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리네요.

◇ 최서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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