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천안도시공사 사장을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했으나 임용예정자가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심사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아 제 때 임명을 못하고 있다.

천안도시공사가 임기시작일에 맞춰 임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않은 응모자를 무슨 이유로 사장으로 선임했는지, 여러 의구심이 제기된다.

2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주관한 공모를 통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직 간부 A씨를 최종 사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천안시가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을 천안도시공사로 승격시키고 지난 2023년 9월 19일 출범식을 가졌다. 천안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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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A씨는 천안시로부터 이달 1일자로 임명장을 받고 취임해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전임 사장의 임기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전임 사장은 지난달 30일 퇴임식을 갖고 31일자로 사장 사무실을 비웠다.

하지만 LH본부장으로 재직중에 퇴직공직자(공기업) 취업제한기관인 천안도시공사 사장 모집에 응모한 A씨는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취업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A씨가 천안시로부터 천안도시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으려면 LH에서 명예퇴직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명예퇴직은 소속기관(LH)에서 결격사유(수사중이거나 조사받고 있는 내용이 있는지 등) 여부를 검찰,경찰 등 기관을 통해 발령한다. 취업심사는 통상적으로 현직을 그만둔 후에 직전 소속기관(LH)에서 인사혁신처에 신청하게 되어 있다. 현재까지 LH소속인 A씨는 천안도시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기 위해 위해서는 명예퇴직과 취업 심사절차를 밟아야 한다.

천안도시공사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 10일자 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통해 ‘우리 공사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기관으로 퇴직공직자의 경우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른 취업관련절차를 유념하여 지원’하라고 공시했다. 이러한 공고에도 불구하고 임기시작전까지 취업관련 절차를 완결하지 못한 응모자를 선발했는지, 심사과정에 하자는 없었는지 의문점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는 매월 초순에 신청이 접수되면 그달 말경에 이뤄진다. A씨는 이달 중순에 명예퇴직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LH는 이달 중순을 넘어서야 인사혁신처에 재취업 심사를 신청하게 된다. 따라서 A씨에 대한 인사혁신처 취업심사는 12월말에야 이뤄질 수 있고, 이 검증을 통과하면 내년 1월에 사장으로 임명돼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A씨가 직무연관성 등을 살피는 취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천안도시공사는 재공모를 통해 사장을 다시 선발해야 한다.

천안도시공사가 공모를 통해 사장을 선발해 놓고도 최소 2개월의 사장 공백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이와관련 정년을 2년가량 남겨둔 LH간부가 명예퇴직해 금전적 보상을 받은뒤, 임기 3년이 보장된 지방공기업 사장으로 재취업하는 것에 대한 시민 눈총이 따갑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천안도시공사는 종합운동장과 축구센터, 야구장 등 체육시설과 한들문화센터, 천안추모공원, 국민여가캠핑장, 재활용선별장, 천안역지하도상가 등을 관리하고 있다. 직원은 380명 가량이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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