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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일)

[영상]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30만명 ‘김건희 특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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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김건희 특검하라’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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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국민이 심판한다” “국힘도 공범이다 특검 수용 결단하라”



파란색 손팻말을 든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시민 30만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만7천명)이 서울역 4번 출구에서 숭례문,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5차선 도로를 발 디딜 틈 없이 메운 채 ‘심판’과 ‘결단’을 외쳤다. 잇달아 불거지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최근 드러난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취,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분명한 해명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다양했다. 무대에 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진’ 요구를 보다 분명하게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서울 도심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을 열어 여당과 대통령실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검찰 불기소 처분 뒤에도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더해 명태균씨를 통한 공천 개입 의혹에 이르기까지,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수사가 더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는 전남 곡성, 경남 창원 등 전국 각지 이름을 내건 깃발 아래 파란색 손팻말을 든 민주당원들이 주로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당원들은 집회 현장을 걸으며 “파이팅합시다! 몰아냅시다” “더이상 두고 보지 맙시다”라고 외치며 서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당원 홍국인(34)씨는 “정권 초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부터 불통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명백한 의혹에도 검찰이 김건희 여사 불기소 처분까지 한 상황에 더는 참을 수 없어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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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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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 사이로 가족 손을 잡고 나온 일반 시민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온 김인(52)씨는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 논란 와중에도 집권 여당과 대통령실이 국정감사에서 보인 태도에 실망했다.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소리만 하면서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변명조차 하지 않는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나서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 무대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외쳤고, 김병주 최고위원도 “(윤석열정권을) 내려야 한다. 오늘이 그 행동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집회를 “출정식”이라고 표현하며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비치면서도,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이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책임 없는 자들이 국정을 지배하고, 주권자의 합리적 이성이 아닌 비상식과 몰지성, 주술이 국정을 흔든다”며 “이 정부는 비전도 대책도 없다. 무능 무책임 무대책을 넘어 국가안위나 국민의 삶에 관심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장외집회 참여 인원 목표치를 5만명으로 잡고 전날까지 각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독려한 걸로 알려졌는데, 자체적으로 실제 집회 참석 인원이 그 수준을 넘긴 걸로 봤다.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윤 대통령 규탄 여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포석이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김건희 특별검사법 관철을 위한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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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김건희 특검’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흔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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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오는 5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하고 14일 본회의에 특검법안을 올려 통과시킬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검찰의 도이치 모터스 사건 불기소 처분 직후 세 번째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기존 8개 의혹에 더해 명태균씨를 통한 지방선거·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5개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새로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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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통과 촉구를 위한 천만인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먼저 서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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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장외집회에 대해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국에 총동원령까지 내려가며 머릿수로 위력을 과시해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이재명 무죄’라는 여론을 조성해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속셈”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공당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고, 당대표 개인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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