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비 분수 앞 물통에 동전 던지는 관광객들 |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관광 명소 트레비 분수가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가면서 관광객들이 분수 대신 '물통'에 동전을 던지고 있다고 AP, dpa 통신이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장벽으로 둘러싸인 트레비 분수 앞에 직사각형 모양의 임시 플라스틱 수조가 등장했다.
트레비 분수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아쉬운 대로 이 수조에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오른손으로 쥔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를 다시 방문할 수 있다는 미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로마는 지난달 7일부터 트레비 분수에 대한 대대적인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가 물을 다 빼놓았다. 로마 당국은 내년 가톨릭 희년(禧年·Year of Jubilee)을 앞두고 분수 하단에는 쌓인 퇴적물 등을 제거하는 등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광객들은 임시 수조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네덜란드 관광객 마리안나 스트렉슈타트는 AP 통신에 "사람들이 계속 동전 던지기를 할 수 있도록 한 다정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광객 대니엘라 카본은 수조가 "추하다"라면서도 "어쨌든 아이들을 기쁘게 해줘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동전을 쥐여줬다.
dpa 통신은 소셜미디어에 "트레비 분수를 보러 몇 시간 비행기를 타서 로마에 도착했는데 아기 물놀이장 앞에 설치된 장벽 뒤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라"라는 등 조롱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로마 당국은 몰려드는 관광객을 관리하기 위해 트레비 분수 주변 출입을 제한하고 방문을 유료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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