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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사로잡은 K-라면.’
올해 우리나라 라면 수출액이 10개월 만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라면 수출액이 10억달러는 넘어선 것은 역대 최초이며, 1년 전과 비교해 30%나 늘어난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라면이 만들어지는 것은 1963년 삼양라면으로, 첫 출시 후 ‘진갑’을 맞아 10억달러 수출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이 10억2천만달러(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0개월 만에 이미 작년 1년간 수출한 규모(약 9억5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수출액이 12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라면 수출액은 불과 10년 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급성장했다. 라면 수출액은 2014년 2억1000만달러에 머물다 2019년 4억7000만달러, 2020년 6억달러, 2021년 6억7000만달러, 2022년 7억7000만달러, 2023년 9억5000만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월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은 이후 매월 1억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다.
수출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1∼10월 중국으로 수출한 라면은 2억1000만달러로 18.6% 증가했고, 대미 수출액은 1억8000만달러로 65.0%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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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 외에도 유럽 시장에서 반응도 폭발적이다. 네덜란드로 팔려나간 라면이 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7.7% 증가했다. 이어 일본, 영국 순으로 수출액이 많다.
이 같은 수출 증대는 K-컬쳐의 확산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 확산과 한식에 대한 관심 증가가 수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챌린지의 경우 전 세계적 인기로, 일부 국가에서는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 박람회 개최 등 정부 지원이 더해져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라면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1963년 9월이다. 당시 삼양식품은 1봉지에 10원짜리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당시 짜장면 한 그릇 20원, 김치찌개 백반 30원이던 시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끼’를 책임진다는 목표였다.
이어 수많은 식품회사가 라면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금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제품의 질로 이어지면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정부는 K-라면 세계화가 지속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홍익대 인근의 라면 특화 편의점 CU 홍대상상점에서 간담회를 열어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 제조사 대표, 임원과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송 장관은 “수출액 10억달러는 라면 20억7000만개에 해당하고, 면을 이으면 지구를 2600바퀴를 돌 수 있는 정도”라며 “세계 인구 80억명 중 4분의 1은 한국 라면을 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K-라면은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며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제품 개발, 현지화, 통관 등을 밀착 지원하고 현지 유통매장과 연계한 판촉, 소비자 대상 홍보 등 총력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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