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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정부 쌀값 대책 안 먹혔다…멀어지는 '한 가마 20만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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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쌀값 보장을 촉구하며 내놓은 나락이 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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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가격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쌀 수확기가 다가왔는데도 쌀값이 회복하지 않으면서 추가 대응과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산지 쌀값은 20㎏에 4만5725원(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지난달 중순(15일) 대비 1.1%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6% 떨어진 상태다. 한 가마(80㎏) 값으로 보면 18만2900원으로, 정부 목표 가격 수준이었던 2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최근 쌀값 흐름의 문제는 정부 대책 발표에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 9월 하순(25일) 4만3648원에서 지난달 초순(5일) 4만7039원으로 7.8% 반등했지만, 이후 내리 하락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쌀값 하락 방어를 위해 수확기 전부터 매입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예상되는 초과 생산량(12만8000t)의 1.5배 이상 많은 20만t을 시장에서 격리(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올해 공공비축미 36만t을 매입한다. 시장 격리 물량과 비축 물량을 더한 56만t은 올해 예상 생산량의 15% 수준에 달한다.

대규모 매입에도 ‘약발’이 듣지 않으며 ‘쌀값 20만원’ 목표는 점점 멀어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근본적인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보다 강력한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우선 “내년 8만㏊(헥타르)의 재배 면적 감축을 강력히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쪼그라든 쌀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쌀 가공품과 전통주 시장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송 장관은 “일본에선 사케에 들어가는 쌀이 1년에 약 30만t이라는데, 한국은 전통주에 들어가는 쌀이 5600t 수준이라고 한다”며 “최소 3만~4만t이라도 쓸 수 있게 하면 쌀 소비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획재정부도 전통주에 매기는 주세를 경감해주는 대상을 2배로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전년 출고량 기준 발효주의 경우 500㎘, 증류주 250㎘ 이하일 경우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는데, 이를 발효주 1000㎘, 증류주 500㎘ 이하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조적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쌀값 내림세에 대한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해산 쌀값을 20만원에서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쌀을 매입한 농협과 민간 유통상인이 수확기 이후 쌀값 하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면서 “이 때문에 올해산 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거나 관망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추가 시장 격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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