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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김건희 리스크’가 모두 삼켰다… "尹, 총체적 신뢰의 위기"[尹 임기 반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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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0일이면 5년 임기 반환점 도는 상황
50%대 시작한 지지율 19%까지 추락
지지율 하락 변곡점마다 김건희 여사 논란
김 여사 문제 결단, 불통 이미지 쇄신해야
한국일보

지난달 11일 동아시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는 모습.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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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으로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이강윤 정치평론가

10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다. 앞선 절반의 임기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 리스크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취임 직후 지지율 50% 선이 무너졌을 때도, 최근 정치 브로커 명태균 녹취록 파문으로 국정운영 동력의 마지노선인 지지율 20%대가 무너진 이유도 모두 중심에는 김 여사가 있었다.

이에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특히 명씨 사태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국민 앞에서 ‘걱정스럽게 해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고 (김 여사를)뒤로 물러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이른바 '읍참마속'의 자세를 가지고 결단해야 한다”(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시작은 달랐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지지율은 52%(한국갤럽)에 달했다. 진보정권의 문재인(81%) 노무현(60%) 전 대통령보다는 낮았지만, 보수정권의 이명박(52%) 박근혜(42%)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무난한 수치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지지율 50%가 무너졌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는데도 지지율이 49%(22년 6월 3주)로 떨어졌다. 김 여사가 과거 본인의 회사 직원과 함께 공적 행사(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에 참석했다가 ‘비선 논란’이 제기된 시점이었다. ‘김 여사 행보’(1%)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정적인 이유로 처음 등장했다.
한국일보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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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부터 불거진 논란과 의혹... 임기 절반 채 안됐지만 지지율 19%


곧이어 지지율 40%가 붕괴됐다. 같은 해 6월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순방에서 김 여사가 이원모 당시 인사비서관의 부인을 민간인 신분임에도 전용기에 태워 함께 갔다는 보도가 터져 나올 때다. 지지율이 한 주 전보다 6%포인트 떨어져 37%(7월 1주)에 그쳤다. 지난해 7월에는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쇼핑 논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이 불거져 지지율은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한 32%(23년 7월 2주)로 나타났다.

매번 대응 타이밍을 놓쳤다. 그러면서 화를 키웠다. 대통령실은 "잘 아는 분이라 동행한 것",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등 성의 없는 짧은 해명으로 일관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여권 내부에서도 대통령실을 향한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사태를 방관한 결과 지난해 11월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의 영상 공개로 촉발된 ‘명품백 수수’ 논란 당시 36%(11월 2주)이던 지지율은 2024년 2월 1주 조사에서 29%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의혹과 비판 목소리를 '가짜뉴스' 취급


일개 브로커에 불과한 명씨가 최근 들어 김 여사와의 관계를 폭로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취임 전날 명씨에게 직접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지시한 듯한 정황이 담긴 육성이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국민과 언론을 대상으로 의혹 해소에 집중하기 보단 '가짜 뉴스' 대응에 집중하는 실책을 반복하고 있다.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국민적 신뢰는 지지율은 19%(10월 5주)로 급락해 임기 중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여론은 국정운영 부정평가의 최대 원인으로 '김 여사 문제'(17%)를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연금, 의료, 교육, 노동 4대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임기 반환점을 맞아 성과를 주문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정 동력, 개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윤 대통령 스스로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3일 통화에서 “김 여사 문제 등이 계속 누적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신뢰의 위기'로 번졌다”며 “한 번 신뢰의 위기가 오면 웬만한 조치로 회복 안 되는데, 이 같은 '정무적 차원의 신뢰 위기'가 의료대란 등으로 인한 '정책적 차원의 신뢰 위기'와 중첩되며 복합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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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김건희 여사 의혹 별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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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영역과 정치 영역 혼동" "부정부패 없이 망하는 수 생길까 걱정"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교육개혁, 의료개혁, 노동개혁 다 좋은데 그걸 제대로 하려면 절차나 진정성이나 신뢰가 있어야 한다”면서 “집권 후반기 윤석열 정부가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가능해 보이지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우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식의 불통의 이미지, 다시 말해 '법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을 계속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원로들은 김 여사의 사과 및 활동 자제, 불통을 깨기 위한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정대철 회장은 “부정부패를 하지 않고도 정치가 망하는 수가 생길까 봐 걱정”이라며 “김 여사에게 사과를 하라고 하는 경륜 있는 사람들의 말과 조언을 듣고 있다는 얘기가 전혀 없는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야당을 적대시하는 태도와 관련해서도 “(불통의) 결과와 책임은 궁극적으로 전부 대통령이 지게 돼 있다”면서 “(야당의) 입법 폭주에 거부권 행사로 대응하는 건 정치의 소멸이다. 야당과의 연립정권적 성격을 띠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현 상황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사과만 가지고도 힘든 상황”이라며 “김 여사와 관련해 국민들과 약속한 것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거듭 주장하는 특별감찰관과 관련 “그게 국회에서 임명을 안 해서 못 하는 것이냐”면서 결국 윤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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