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보유 물건 파격 분양.' '임대조건 완화(렌트프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이면도로 상가 곳곳에 붙어 있는 스티커 문구들이다. LG사이언스파크 등 대기업 관련 계열사가 입주해 배후 수요가 탄탄하다는 이곳도 상가 주변은 찬바람이다.
공항대로에서 한 블록 떨어진 마곡사이언스타워2는 근처에 사무실과 아파트가 즐비한데도 1층 상가 17곳 중 8곳이 비어 있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쪽 열린M타워는 1층 17곳 가운데 영업 중인 곳은 6곳뿐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상가 공실률은 규모를 가리지 않고 2014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소규모 상가는 올해 2분기 공실률 8%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 사태 타격이 극심했던 2020년 4분기(7.1%)보다 더 높다. 중대형 상가 역시 13.8%로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
국내 자영업 종사자 1000만명 이상, 직간접 관련자 2000만명 이상인 현실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빈 점포가 늘어나면 투자한 실버세대는 노후가 흔들린다. 지역 경제 추락에 따른 자영업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상가는 안정적인 월수입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배달과 온라인 쇼핑이 확산하자 상가를 찾는 발길이 끊겼다. 그나마 남은 오프라인 수요는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에 빼앗겼다.
이처럼 상가 경기가 식었는데 공급은 과잉 일변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9년 이전까지 2만실 안팎이던 전국 상가 입주 물량은 2020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3만실을 넘었다. 올해도 2만4000실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3기 신도시와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으로 상업용지 면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가 신도시를 조성할 때 상업용지와 그 안에 들어갈 상가 비율을 기계적으로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들도 개발 이익을 내기 위해 상가 분양가를 높이고, 사후 관리는 분양 계약자에게 떠넘기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손동우 기자 / 박재영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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