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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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만 최악의 홍수'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에서 국왕과 총리가 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시민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현지시간 3일 로이터, AFP 등에 따르면 펠리페 6세는 수해지인 발렌시아주 파이포르타를 레티시아 왕비, 산체스 총리,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와 함께 방문했다.
성난 주민들은 피해 지역을 걷는 펠리페 6세와 산체스 총리 일행을 에워싸고 진흙과 오물을 집어 던졌으며, "살인자들", "수치", "꺼지라"고 욕설했다.
경호원들이 급히 우산을 씌우며 보호했으나 펠리페 6세와 레티시아 왕비는 얼굴과 옷에 진흙을 맞는 수모를 피할 순 없었다.
펠리페 6세는 서둘러 방문을 종료했고 파리포르타에 이어 찾으려했던 다른 수해 지역 방문도 취소됐다.
주민들은 당국의 뒤늦은 대응으로 참사가 커졌다고 비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페인 기상청이 지난달 29일 오전 적색경보를 발동했지만,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긴급 안전문자를 보내기까지는 12시간이 걸렸다. 경고 문자 내용도 "어떠한 종류의 이동을 피하라"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스페인 남동부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3일까지 최소 2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3,000여 가구는 여전히 단전을 겪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소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1973년 폭우 이래 스페인 최악의 홍수"라고 전했다.
김자민 기자(b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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