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 60% 감축 어려워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포기 아냐…방안 고민 중”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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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환경부장관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감축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목표치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지자체·주민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신규댐 4곳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두고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완섭 환경부장관은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평균 60% 감축해야 한다고 발표했던 것과 관련한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우리 국민이나 경제, 사회가 그런 변화를 다 견딜 인프라가 있고 공감대가 정서적인 함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IPCC는 지난해 제6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 지구 지표면 기온 상승폭을 이번 세기말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2019년 수준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평균 43%, 2035년까지 평균 60%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내년 중으로 유엔에 기존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보다 강화된 ‘2035 NDC’를 제출해야 하는데, 김 장관은 IPCC가 제시한 평균치조차 한국 현실에선 불가능한 수치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새 NDC의 초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3월부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은 60%에 근접하는 야심찬 목표를 세울 필요가 주장하고 있다.
김 장관은 “(60%를 감축하려면) 화력발전을 전부 멈추고도 2023년 기준으로 1억3000만t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해야 한다는 소리”라며 “10년 내에 우리 (사회)의 체력 등이 준비가 될 수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원 양구군 등 댐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댐 후보지역 4곳과 관련해 “이번에 하천수자원관리계획에 들어가지 못해도, 2차로 다시 하려고 한다”면서 계속해서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양구군 수입천 용수를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공급하기 위한 수입천댐 건설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국가 전체적으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수입천댐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어떤 이가 경부고속도로 할 때 반대했다고 해서 안 했나 하는 말도 했다”면서 “강하게 책무를 다하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양구 주민들이 국가 전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다만 김 장관은 “국가가 필요하다 해서 국민의 공감도 얻지 않고 무조건 하는게 최선이냐, 21세기에 그건 안 맞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14개 댐 신설 후보지 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강원 양구군(수입천댐), 충남 청양군(지천댐), 충북 단양군(단양천댐), 전남 화순군(동복천댐) 등 지역은 지자체·주민 등의 반발이 거센 탓에 환경부는 이달 고시 예정인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서 신설 후보지로 제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장관은 또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의견이 갈리는 ‘감축’에 중심을 두는 방향과 ‘재활용’에 중심을 두는 방향 가운데 감축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가 진행 중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협상위가 마지막 다섯번째다. 협상위의 가장 큰 쟁점은 협약 내용에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한다’라는 목표를 명시하느냐이다.
김 장관은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시행 추진을 중단하고, 자율에 맡기기로 한 조치에 대해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포기한 것이 아니며 시민·기업 등이 수용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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