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4 (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11일 개막…이번에도 쟁점은 '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향후 기후변화 대응·적응 재원 두고 선진국 vs 개도국 충돌 전망

일부 국가,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투명성 보고서 조기 제출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설치된 제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 안내판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가 오는 11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에선 2025년 이후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에 필요한 재원을 얼마나, 어떻게 모을지, '돈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COP29 핵심 쟁점은 '신규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현재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기후행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후행동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활동 등을 포함한다.

선진국은 2010년 멕시코 캉쿤에서 열린 COP16 때 '2020년까지 연간 1천억달러(약 137조8천억원) 규모 공여'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고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올해까지 목표를 달성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2022년 기준'으로 선진국이 개도국에 공여한 기후재원이 1천159억달러(약 159조8천억원)라고 발표했다. 선진국이 약속을 지켰다는 것인데, OECD 집계는 공식과 비공식, 공공과 민간의 재원을 모두 포괄한 것이어서 개도국은 과잉 추계했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NCQG를 두고도 선진국과 개도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재정상설위원회(SCF)가 최근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에 연간 5천억달러(약 689조3천억원)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개도국에서는 '기후재원 퀀텀점프'를 원하며 최대 '공공재원으로 1조달러(약 1천378조6천억원), 민간재원 등으로 추가 5조달러(약 6천892조원)'를 요구한다.

액수만이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은 기후재원 의무 공여국을 확대하고 재원에 민간투자도 포함하자고 주장하지만, 개도국은 선진국의 공여 의무를 강조하고 공공재원을 중심으로 기후재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맞선다.

어디까지를 기후재원으로 볼지도 논란이다. 지난 COP28에서 어렵게 출범한 '손실과 보상 기금'을 기후재원에 넣을지 말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한국은 기후변화협약 체결 시 선진국인 '부속서Ⅱ 국가'에 포함되지 않아 기후재원을 공여할 의무가 없다.

정부는 그간 의무 공여국 이상의 자발적 공여를 해왔고 앞으로도 공여를 지속할 계획이며 NCQG가 설정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COP29에서는 파리협정 6조 세부 이행 지침도 논의된다.

파리협정 6조는 협약 당사국끼리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시장 기반 접근법'을 규정한 조항이다.

선진국이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벌인 뒤 그 실적을 자신들의 실적으로 인정받는 '국제감축사업'이 파리협정 6조에 근거한다.

파리협정 6조 세부 이행 지침이 마련돼야 하는데 개도국은 감축사업의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게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지만, 선진국은 감축사업의 '환경건전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이번 COP29는 '의욕 증진, 행동 촉진'을 비전으로 진행되는 만큼 일부 국가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와 '격년투명성보고서'(BTR)을 조기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자는 파리협정상 목표에 걸맞은 NDC를 내년 2월 10일 전에 제출하자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에 촉구 중으로, 직전 COP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다음 COP 개최국인 브라질과 함께 '1.5도 경로'에 부합하는 NDC를 미리 제출할 예정이다.

원래 파리협정상 2035 NDC는 내년까지 제출하면 된다.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1.5도 경로'에 부합하려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60%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BTR도 COP29 전에 제출하고 다른 당사국도 이에 따를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BTR는 온실가스 배출·흡수량과 파리협정에 따른 감축목표 이행 현황 등을 담은 보고서로, 올해 말부터 2년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내야 한다.

지난달 31일 기준 일본·안도라·가이아나·파나마 등은 이미 BTR를 제출했고, 아제르바이잔과 미국 등은 COP29에 맞춰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대체로 파리협정상 기한인 연말에 BTR를 낼 예정이다.

이번 COP29엔 198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비롯해 약 4만여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한국은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 조홍식 기후환경대사를 교체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12∼13일 진행될 기후행동정상회의에는 조 대사가 대통령 특사로 참석한다.

지난 COP28부터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확대를 추진해온 정부는 이번 COP29에서도 몇몇 국가와 '워킹그룹'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일본과 UAE, 체코 등이 CFE 이니셔티브 참여에 적극적이라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CFE는 재생에너지에 원자력과 수소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만 국제적으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RE100'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jylee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