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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美대선 ‘펜실베이니아 사투’…해리스 “기세 우리 편” vs 트럼프 “승리까지 1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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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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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전날인 4일(현지시간) 두 후보가 택한 유세 장소는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였다. 7대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누가 웃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만큼 여기서 막판 사력을 다한 총력전을 폈다.



해리스 “기세는 우리 편. 새 세대 리더십 준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시작해 레딩ㆍ앨런타운ㆍ피츠버그를 거친 뒤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집회로 유세 일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하루 동안 펜실베이니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5곳을 도는 강행군이었다. 마지막 일정을 올인함으로써 이곳에서 반드시 승기를 꽂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피날레를 장식한 필라델피아는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로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강세 지역이다. 해리스는 영화 ‘록키’의 한 장면으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계단에서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거가 단 하루 남았다. 그 기세는 우리 편에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 새로운 세대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알고 있고 나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어 리더십을 보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될 수 있다.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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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왼쪽)가 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유세 집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소개한 뒤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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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 “여성 자기 결정의 주체”



이 자리에는 셀럽 인사들이 지원군으로 등장해 세몰이에 나섰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는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했고, 톱가수 레이디 가가는 “우리 여성들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이끌어가지만 내일(투표일) 하루는 자기 결정의 주체가 되어 당당히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여성 후보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앞서 피츠버그 유세에서는 “선거일까지 하루 남았는데 동력은 우리 편이다. 여러분이 이 선거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의 모든 사람이 투표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무대에 올라 “우리 주에 사는 50만 명의 푸에르토리코인을 돌볼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 집회에서 푸에르토리코를 두고 “쓰레기 섬”이라고 한 발언이 나온 것을 꼬집으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해리스는 이날 레딩에서 푸에르토리코계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과 함께 푸에르토리코 식당을 방문하며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한 히스패닉 유권자 표심에 구애했다.



트럼프 “공은 우리 손. 승리까지 1야드 앞”



트럼프는 이날 남부 선벨트(일조량이 풍부한 지역)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유세를 마친 뒤 펜실베이니아로 올라가 레딩ㆍ피츠버그를 거친 뒤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하루에 3개 주를 훑는 ‘폭풍 유세전’이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는 현 판세를 미식축구에 빗대 승리가 눈앞에 왔다며 투표를 통한 바이든ㆍ해리스 정부 심판론을 폈다. 트럼프는 “공은 우리 손에 있다. 우리는 (승리까지) 2야드, 아니면 1야드 지점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내일 카멀라에게 ‘더는 못 참겠다. 카멀라 넌 해고야’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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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새벽(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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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튼스쿨 인연…“펜실베이니아 특별한 곳”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인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나는 학교를 다니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지역 연고를 부각한 뒤 “여기서 이기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마지막 유세 장소는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였다. 대선에 처음 출마한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도 선거일 전날 피날레를 장식했던 곳이다. 트럼프는 이곳에서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라며 “수백, 수천 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동점이거나 약간 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내일 모두 단결해서 투표장으로 가자”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동차 제조업 도시인 이곳 민심을 겨냥해 “우리는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를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선 불법 이민자 이슈를 앞세워 남부 유권자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취임 첫날 맨 먼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해 범죄자ㆍ마약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웃는 후보, 당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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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청 앞에서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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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인구 비중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블루 월’(민주당 장벽)로 분류됐던 펜실베이니아는 2016년 대선 때 첫 등장한 트럼프가 백인 남성 노동자의 소외감을 파고들면서 0.72%포인트 차로 승리하며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7%포인트 차로 탈환에 성공하며 대선에서 당선됐다.

펜실베이니아 판세는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한 살얼음판 형국이다. 이날 공개된 더힐ㆍ에머슨대 여론조사(10월 30일~11월 2일)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49%)가 해리스(48%)를 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차범위 내여서 우열을 구분하기 어렵다.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 두 후보는 48%-48%로 동률을 기록했다.

한편 초박빙 대접전 양상 속에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한 후보가 경합주를 싹쓸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여론조사의 오류는 한 후보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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