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주장해 국가제도 신뢰 훼손·국민 갈라치기
"전례없는 사태"…유력매체 사칭한 가짜뉴스도 난무
외국에 허위정보 유포 공작을 일삼는 것으로 비판을 받는 러시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정보당국이 5일(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대선 투표에서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가 집중될 수 있다며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가정보국장실(ODN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4일 공동성명을 내고 해외의 적국, 특히 러시아가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려 미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추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세 정보기관은 "러시아와 연계된 행위자들은 선거의 정당성을 약화하고 투표자들에게 선거 과정에 대한 두려움을 심는 동시에 미국인들이 정치적 선호에 따라 폭력을 사용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동영상과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측이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허위정보 유포에 관여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러시아의 행위자들이 최근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조지아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불법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날조한 동영상을 제작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민주당 측 한 인사가 연예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허위 주장을 담은 영상도 러시아 행위자들이 만든 허위 정보 사례로 들었다.
정보당국은 지난주 성명 발표 이후에도 러시아가 이 같은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재차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의 대선 투표소 |
새로운 허위 정보로 경합주 관리들이 투표용지를 부풀리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투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내용과 민주당이 해외 거주 애리조나 유권자의 투표용지를 위조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내용이 새롭게 등장했는데, 당국은 이 역시 러시아의 개입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미 정보 당국은 지난달 25일에도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카운티에서 투표용지가 찢어지는 장면을 담은 또 다른 영상의 존재를 거론하면서 이 역시 러시아 측 제작물이라는 판단을 밝힌 바 있다.
당국은 이란의 경우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위태롭게 하기 위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과거 선거에서 그랬던 것처럼 투표를 억제하고 폭력을 부추기기 위한 가짜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려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선거 당일과 그 이후 수주간 소셜미디어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활동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젠 이스터리 CISA 국장은 4일 "올해 대선에서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미국민은 엄청난 양의 허위 정보에 노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CBS와 CNN 등 주요 뉴스 매체에서 보도한 것처럼 꾸며진 선거 관련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CNN의 '주요 대선 속보'라는 형식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텍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가짜 이미지가 엑스에 퍼져 1천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방송사는 신속하게 이 같은 내용이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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