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페어런츠' 운영자, 벌금 납부 대신 구치소행
"국가서 양육비 지급해주고 구상권 청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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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식) 끝에 저희 아이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습니다. 스물 여섯 살 된 아들···."
‘배드페어런츠’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벌금형이 확정된 시민 단체 대표가 국회 앞에서 삭발을 감행했다.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국가가 대지급할 것을 촉구하며 머리카락을 밀었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인 강 대표는 지난 2018년 ‘배드페어런츠’ 사이트를 운영하며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벌금 80만원 선고가 확정됐지만 강 대표는 벌금을 내는 대신 구치소에 5일부터 12일까지 수감되기로 했다.
그는 머리까지 깎으며 대책을 호소했다. 강 대표는 “20년 동안 29번 소송했지만 270만 원밖에 못 받았다”며 “소송하다 보면 서로 간의 감정의 골만 깊어져서 아이는 그대로 방치된다. 국가에서 (양육비를) 지급해주고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내년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의 양육비 선지급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는 가정에서 매달 필요한 양육비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양육비 선지급제(대지급제)가 2025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국가가 한부모가족에게 양육비를 먼저 지급한 뒤 비양육자로부터 나중에 받아내는 방식이다. 다만 지원 금액이 자녀 한 명 당 월 20만원에 불과해 아이를 키우기엔 빠듯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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