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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네타냐후, 반기 들던 갈란트 국방 전격 경질…"도덕적 암흑"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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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 방침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에 도덕적 암흑이 내려 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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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이스라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2023년 10월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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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영상 성명에서 갈란트를 해임하고 후임 국방장관에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중에는 그 어느 때보다 총리와 국방장관 사이에 완전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전쟁 초반 몇 달간은 저와 국방장관 사이에 신뢰가 존재했고 업무에 성과도 거뒀으나 지난 몇 달 사이 이 신뢰에 금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간극을 메우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알려졌고 적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많은 이득을 봤다"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후임 국방장관 지명자인 카츠 장관을 '불도저'로 표현하며 "5년간 외무부·재무부·정보부 장관을 지냈고, 오랫동안 안보 내각의 일원으로서 국가안보에 대한 역량과 헌신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카츠 장관 역시 리쿠르당 소속 인사로, 안보 사안에 있어서 강경파로 분류된다.

카츠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인질의 귀환이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임무"라며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파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패배, 이란의 침략 억제"를 언급했다.

그의 후임 외무장관에는 지난 9월 연립정부에 합류한 우파 정당 '새로운 희망'의 기드온 사르 대표가 지명됐다. 사르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 중 하나로 꼽힌다. 사르 대표의 임명은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의 승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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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이 5일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의해 해고된 후 기자 회견 말미에 이스라엘군(IDF)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경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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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을 해임하려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갈란트 장관을 해임하려 시도했다가 갈란트 장관을 지지하는 대중 시위가 벌어진 뒤 물러섰다.

갈란트 장관은 경질 이후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에 도덕적 암흑이 내려 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우선순위는 항상 일관되고 명확했다"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군(IDF), 그리고 안보 체제였다"고 했다. 자신이 경질된 이유에 대해서는 "네타냐후 총리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하레디의 징집 면제 등 부패한 법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직면하게 될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면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추진하던 인질 협상에 대해 "고통스럽지만 가능하다"며 "인질들은 반드시 돌려보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 발표 약 10분 전인 오후 8시쯤 갈란트 장관을 직접 만나 몇 분간 짧게 대화한 뒤 해임 통지서를 건넸다. 갈란트 장관의 임기는 이로부터 48시간 뒤 종료된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경질 발표가 이뤄진 시점이 미국 대선 당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간 갈란트 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안정적인 기둥의 역할을 해왔는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현재 대선에 집중하는 동안 해임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갈란트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였다"며 "이스라엘의 차기 국방장관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의 안보 지원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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