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반환점 도는 윤석열정부(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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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개혁 완수" 외치는 윤 대통령...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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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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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연금, 의료, 교육, 노동 등 4대개혁과 저출생 대응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거센 저항 속에서도 끈기있게 추진해 온 4대 개혁을 잘 매듭짓는다면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4+1 개혁의 완수를 위해선 지지율 반전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당의 원로로 올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황우여 전 의원은 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4+1 개혁은 출발 자체로 대단한 것이다. 그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을 시작했는데 이제 매듭을 잘 지어야 할 때가 됐다"며 "서둘러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집권 3년차가 됐으니 이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 교수 출신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원래 모든 국민이 만족할 만한 개혁은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4+1 개혁을 100%가 아닌 70%만 완수해도 윤 대통령은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될 것"이라며 "지지율이 낮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지율 70%가 나왔던 문재인 정부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지 않느냐, 4+1 개혁에만 어느 정도 성공하면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선까지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지지율이 낮으면 개혁 추진의 동력을 얻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았던 상황에서도 쉽사리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의료개혁 등을 최근의 상황에서 끝까지 추진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이렇게 낮으면 공무원 등의 조력도 어려워지는데 개혁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여론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야 한다. 여론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부터 새롭게 시작을 해야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 인한 잡음들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개혁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출신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면 지지층과 국민들이 냉정하게 변한다. 성과나 업적이 무엇인지 점검해보고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지금 김 여사 문제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지 않느냐. 확실히 정리하지 않으면 그 어느 곳으로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서는 사회 통합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회 갈등이다. 이념과 정파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며 "통합은 대통령의 몫이다. 사회 통합에 더 힘을 쓰고 미국 대선 등 한반도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경제나 안보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듣고 불안 요인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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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만에 '53%→19%'...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왜 흘러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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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간 국정지지도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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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는 취임 첫 주인 2022년 5월 둘째 주 52%에서 1개월 뒤인 6월 둘째 주 53%까지 올랐다. 용산 시대를 알린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으로 대변되는 적극적인 소통 행보가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 추세를 보이며 2년 반 만에 19%로 떨어졌다. 소통 문제가 가장 컸다.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의대 증원에서 촉발된 의정 갈등 논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 등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축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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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로 시작한 지지율 30% 안팎으로…'워싱턴 선언' 채택 성과도
윤 대통령은 정권 초부터 많은 악재에 직면했다. 극우 유튜버의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이준석 당시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등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 등이 지속해서 불거지면서 8월 첫째 주 지지율이 24%로 떨어졌다.
9월에는 윤 대통령이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밤샘 근무를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추석 연휴에는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아 민심을 들었다.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셋째 주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 다만 이어진 영국과 미국, 캐나다 순방에서 비속어 논란 등이 불거지며 지지율이 9월 다섯째 주 다시 24%로 하락했다.
10월에는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 일부 기자와의 갈등으로 도어스테핑도 중단됐다. 그러나 12월 초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2월 셋째 주 지지율은 36%를 기록했다.
이후 4개월여간은 꾸준히 3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일제 강제징용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이 방일한 일에 찬반 논란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4월 초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첫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 확장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이 채택되는 성과도 있었다.
집권 2년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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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부권 정국'에 '불통' 이미지 고착화…총선 참패까지 이어져
윤 대통령 집권 2년차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첫째 주 지지율은 33%, 이어진 2주 연속 35%, 37%로 상승세를 탔다. 6월 부산엑스포(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와 베트남 등을 방문했던 시기 지지율은 38%에 달하기도 했다.
30% 중후반대 지지율은 수개월 유지됐다. 특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등 외교 분야 성과가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역사상 첫 한미일 정상회의를 이끌었다. 3국은 군사 안보는 물론 경제 규범, 첨단기술, 기후변화 등에서 전에 없던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10월 말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 당시 66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수주전에 참여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사우디 정부에 설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실패가 발목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유치 실패에 사과했다. 11월 다섯째 주 32%, 12월 둘째 주 지지율은 3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거부권 정국'이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고착화했다. 여러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이 기간 지지율은 20% 후반대에서 30% 초반을 오갔다. 지난 2월 초에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박절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도 국민 여론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 2월 초 본격화한 2000명 의대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은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2월 다섯째 주 지지율은 39%로 올랐다. 처음에는 국민들도 의료개혁의 당위성에 공감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의료계 반발에 다소 강경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화근이 됐다. 이후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당시 여론조사 중 부정평가 요인으로 '독단적·일방적' 항목이 다른 항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난 3월 중순부터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 대파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 하락세에 속도가 붙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논란들이라 더 뼈아팠다. 총선 참패를 피할 수 없었다. 4월 셋째 주 지지율은 23%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했지만,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집권 3년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 추이/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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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갈등에 김 여사·정치브로커 논란까지…지지율 19%, 최저치까지 떨어져
집권 3년차를 맞이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부족했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지지율에 큰 변화는 없었다. 5월 둘째 주 24%였던 지지율은 5월 말 21%까지 떨어졌다.
지난 6월 둘째 주 지지율은 26%로 상승했다. 6월 초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일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시기 국회에서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 갈등에 극에 달했고 북한은 계속해서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이후 지난 8월 중순까지는 20% 중후반대 지지율이 유지됐다. 윤 대통령은 6월 중순 국가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육아휴직 급여 확대 등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다. 6월 말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배달비, 전기요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민생 행보도 이어갔다.
지난 7월 말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됐다. 광복절에는 윤 대통령이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그러나 8월22일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시작됐다. 야권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공세가 거세졌다.
지난 8월 마지막 주 윤 대통령 지지율은 23%로 떨어졌다. 9월 둘째 주에는 20%를 찍었다. 이 사이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소용없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의료 대란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9월10일에는 김 여사의 마포대교 방문과 관련한, 비공개 일정 논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9월19일 체코를 공식 방문, 원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이 지지율을 소폭 끌어올렸다. 9월 넷 째주 지지율은 23%를 기록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악재가 불거졌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말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사이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나 직접 이 같은 뜻을 전달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이 같은 일들이 이어지며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25일, 다시 20%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에는 윤 대통령과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통화 녹음 시점은 윤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이었다. 이 탓에 지난 1일 발표된 10월 다섯 째주 윤 대통령 지지율은 19%, 부정 평가는 72%를 기록했다. 각각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최고치다.
한편 한국갤럽은 2022년 5월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매주 전국 만 18세 이상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 평가 등에 관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를 실시하고 있다. 관련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조사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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