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비 14.3% 증액…"감염병 예산 줄이고 재난 대비? 비논리적"
"내년 경제 어려운데 자료제출 거부하며 과다 책정…50% 삭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최 부총리, 김윤상 2차관. 2024.1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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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6일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예비비만 잔뜩 늘어놨다"며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예비비는 용도를 정하지 않고 계상하는 지출 항목이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도 예산안 중 예비비로 올해보다 6000억 원 늘어난 4조 8000억 원을 책정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소관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의 방향, 목표, 실행 계획을 국민을 대신한 국회에 와서 이야기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도리와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비비가 지난해보다 14.3%가 늘었다.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6000억 원의 산출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작년, 재작년에는 재난, 재해가 없었기 때문에 크지 않아 예비비 지출 소요가 적었다"며 "올해는 국제 정세, 미국 대선 등 변동 가능성을 포함해 6000억 원 증액 요청을 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이런 사정이 있고 내년에 불확실성이 있으니 이렇게(예비비 증액 편성) 좀 해 달라는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청에 감염병 예산을 줘야 하는데 그쪽의 감염병 대응지원체계 구축사업은 전액 삭감됐다"며 "그리고 나서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비를 늘린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000억 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은 예비비 50%(2조 4000억 원) 삭감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내년 경제가 어렵다고 국내외 경제 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예비비가 너무 많이 책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비비를 주머니 쌈짓돈처럼 쓴다고 지적하면서 자료 제출을 수없이 요청했는데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그런데 내년 예비비를 6000억 원 증액해 4조 8000억 원을 신청하는 기획재정부는 오만하다, 후안무치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도 "감염병 대응지원체계 예산은 삭감해 놓고 내놓은 예비비 증액 사유(재난 대비)는 말이 안 된다"며 "예비비 50% 삭감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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