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6 (수)

다음달부터 수도권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신생아 특례는 제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21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게시된 디딤돌대출 안내 게시물의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운영하는 정책대출인 디딤돌대출의 한도를 대폭 축소한다. 세입자에게 보장되는 최우선변제금을 대출한도에서 차감하는 ‘방 공제’ 필수로 적용하고, 준공 전 신축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후취담보 대출은 제한한다. 최근 정책대출이 가계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고, 집값 상승을 자극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디딤돌 대출은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서민이 5억원(신혼가구 6억원, 신생아 특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5000만원(신혼가구 4억원)을 시중은행보다 낮은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이번에 필수 적용하기로 한 ‘방 공제’는 주택담보대출 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돼야 하는 최우선 변제 금액을 떼어놓고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디딤돌대출에서 ‘방 공제’를 적용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보증에 가입한 경우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최우선 변제 금액은 지역마다 차이를 두고 있다. 서울의 경우 5500만원 이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경기 용인·화성·김포시, 세종시 등은 4800만원 이하 등이다.

실제 경기도의 과밀억제권역 소재, 5억원 아파트를 사는 경우 기존에는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다음달부터는 ‘방 공제 면제’분인 4800만원이 제외돼 한도가 3억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준공 전 아파트처럼 담보를 잡기 어려울 때 은행이 돈부터 먼저 빌려준 뒤 주택이 완공돼 소유권 설정이 되면 담보로 바꿔주는 '후취담보 대출' 방식도 제한된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국토부가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디딤돌 대출액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책금융이 연쇄적인 부동산 거래를 촉발해 서울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HUG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디딤돌 대출(일반‧신혼‧신생아특례 합산) 잔액은 34조2717억원이었지만 이후 잔액은 매달 급증해 지난 8월 말 기준 50조1718억원까지 불어났다. 1월 말과 비교하면 약 46.3%(15조9001억원) 폭증한 수치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월 디딤돌대출 금리를 연 2.35~3.95%로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국토부는 대출한도 축소 방침을 취급 시중은행에만 알리고 지난달 2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정책대출을 별다른 예고 없이 축소하자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수요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시행을 잠정 유예한 바 있다.

이번 관리방안은 수도권 소재 아파트에 한해 적용한다. 지방과 비아파트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수도권 아파트를 생애최초로 구입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관리방안을 적용하지만, LTV는 80%로 유지한다.

연 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가 3억원 이하 저가 주택을 살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신생아 특례대출과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대출 등에도 이번 관리방안을 적용하지 않는다. 특히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12월부터 적용할 소득요건 완화(1억3000만→ 2억원) 조치도 그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구감소와 저출생 대응은 국가 생존의 문제이므로 출산 가구에 대한 주거 지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한 달의 유예기간을 두고 다음 달 2일 신규 대출신청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신축 분양단지의 후취담보대출의 경우, 입주자 모집 공고가 제도 시행 전까지 이뤄진 사업장으로 입주 기간 시작일이 내년 6월 30일까지인 경우에는 기금 잔금 대출이 가능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