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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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6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막 끝났고, 또 북한이 러시아 파병으로 우리 안보에 위협을 증강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 안보가 한 치 흔들림 없도록 워싱턴 신행정부와 완벽한 한·미 안보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을 더 강하고 활력 있는 글로벌 포괄전략동맹으로 바꿔 안보·경제·첨단기술 협력을 고도화하고 우리 청년과 기업인의 기회의 운동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몇 개월간 미국 대선 캠페인이 점차 뜨거워졌고,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캠프 주요 참모들 그리고 과거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조력자와 긴밀한 정책 소통을 지속해 왔다”며 “선거 결과가 나오면 윤석열 대통령과 (미 대통령) 당선인 간 소통의 기회가 빠른 시일 안에 마련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공식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취재진의 질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내용에 집중됐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던 기조가 바뀔 수 있냐’는 질문에 “(새 대통령) 취임 1월 20일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우크라이나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수 있고 여러 변수가 있어서 내년 2월 이후 한국이 어떻게 할 건지 지금 대답하기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건 북한의 참전이 우리에게 칼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평소에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이라는 지도자 그리고 북한에 대해 얘기한 견해와 선거 이후 공식적으로 얘기할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고, 제가 미리 짐작해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참여로 대북 정책 방정식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트럼프가 한국이 바이든 정부와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 간에 방위비 분담 협정은 완료해둔 상황이고, 우리 국회에서 비준하기 위해 국무회의 절차를 마친 상태”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현재 시점에서 한·미 간 할 수 있는 양국 간 합의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 대선 결과가 어떻든 (기존 협상이) 기준점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자체 이외에도 한·미 동맹에서 여러 기여를 확대해왔고, 미국 양 캠프 진영도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추진 가능성 등 경제안보 정책과 관련해선 “(한국) 경제안보팀이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미국과 어떻게 (기존 정책을) 유지·발전시킬지 생각해보고 있다”며 “(미국) 당선인 측 정책 브레인이 지명되고 우리와 정책 협의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그 사이에 비공식적으로도 지금 제기된 중요한 문제를 다뤄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참여하는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연내에 한 번 더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확고하고 일본도 동의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나오면 시점과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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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이 본격적인 전투를 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고위관계자는 북한군 사상자 발생 여부에 대해 “북한군 대규모 인원이 서부 전선지대로 이동했다”면서도 “분명한 건 본격적인 전투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규모 인원이 정찰이나 전쟁 이외의 사전 준비 차원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주시하는 건 전투가 시작됐느냐, 아니냐 문제”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특사 방한 문제와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측에서 누굴 특사로 보낼지, 어떤 안건과 의제를 준비해서 올지 내부적으로 거의 정리가 돼가고 있는 것 같고, 확정되면 공식적으로 일정 협의가 될 거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뭘 필요로 하는지, 우리가 뭘 도울지는 특사가 파견된 이후 우리 입장을 결정할 수 있겠다”고 했다.
전장 모니터링 파견과 관련해선 “전투가 본격 개시되면 북한과 러시아가 어떤 전술을 구상하는지, 어떤 무기 체계를 활용하는지, 북한군 희생자나 포로가 발생하는지 등 우리 안보 필요성에 따라 대응할 필요성이 생긴다”며 “그런 차원에서 전장 모니터링팀이 일정 규모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대 파병 이외 개인 단위 파견은 국회 동의가 불필요하다”며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한시적으로 보내는 소규모 개인 단위 파견은 국군의 해외 파병 업무 훈령에 의거해 국방장관의 정책 결정으로 가능한다”고 강조했다. 모니터링팀의 파견에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주장을 거듭 반박한 것이다.
최근 중국이 간첩 혐의로 한국인 반도체 기술자를 구속한 사건과 관련해선 “중국 정부가 공개한 것은 나름대로 절차상 어떤 매듭을 지으려는 준비 작업 같다”며 “지금도 비공식적으로는 계속 중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최대 15일 무비자 정책을 결정한 데 대해선 “우리와 사전에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 점을 볼 때 우리에 대한 중국의 깜작 우호적 조치가 아닌가 한다”며 “양국 인적 교류 활성화와 신뢰 강화를 위해 어떤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11월 10일) 앞두고 대통령실은 전날 경제·정책 분야에 이어 이날 외교·안보 분야 성과를 소개했다. 김태효 차장은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에 따라서 우리의 안보 그리고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며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113개 나라를 대상으로 211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전 방위 경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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