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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폭스바겐發 유럽 부품사 감원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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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셰플러 등 공장 줄폐쇄

사라지는 일자리만 수만개 달해

업계 "EU 규제 완화 절실" 호소

서울경제


독일을 대표하는 유럽 1위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역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을 폐쇄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줄줄이 긴축에 내몰리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일자리 상당수를 책임지고 있는 부품 업체들이 긴축에 들어가면서 역내 경제에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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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은 2026년 초까지 프랑스 내 공장 두 곳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쉐린은 프랑스에서 1만 9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두 곳의 공장에서는 약 7%에 해당하는 1250명이 일하고 있다. 앞서 미쉐린은 2020년 이미 프랑스 서부의 공장 한 곳을 폐쇄했고 2025년까지 독일에 소재한 공장 두 곳도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세계 13만 2000여 명의 3%가량에 해당하는 3700여 명을 순감할 방침이다.

같은 날 독일의 자동차 산업용 베어링 제조 기업인 셰플러도 2027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약 47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내 10개 사업장에서 28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유럽 다른 지역의 5개 사업장에 대해서도 폐쇄·감원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은 이들 협력 업체의 결정은 유럽 자동차 산업계의 투쟁을 보여주는 최신 징후들이라고 짚었다.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심화 속에서 생존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미쉐린그룹은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대해 “아시아 타이어 제조 업체의 경쟁,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유럽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최후의 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셰플러 역시 “도전적인 시장 환경과 글로벌 경쟁의 심화, 자동차 공급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인 혁신 프로세스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긴축 모드에 들어간 부품·협력 업체도 적지 않다. 감원 칼바람은 유럽 제조업 강국인 독일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데 일례로 자동차 부품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보쉬는 올해 초 자동차 부문 2500개를 포함한 총 7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1915년 설립된 독일 2위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 ZF프리드리히스하펜도 독일에 있는 직원 5만 4000명 중 25%에 해당하는 1만 4000명을 2028년까지 감원할 방침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자동차 근로자의 3분의 1을 고용하고 있는 협력 업체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 일자리는 2035년까지 합계 최대 19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 이는 업계 전체 일자리 91만여 개의 16%에 해당하는 수치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유럽 자동차 업계는 유럽연합(EU)의 규제 완화 등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독일 자동차 산업계는 2035년부터 내연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EU의 계획을 정부가 나서서 저지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와 산업계 역시 EU의 배기가스 배출 규정인 ‘유로7’을 준수하지 못하는 자동차 기업에 대한 벌금 부과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회장이자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그룹의 루카 데 메오 회장은 올 9월 “유로7 규정이 시행될 경우 유럽 자동차 기업은 최대 130억 유로(약 20조 원) 수준의 벌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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