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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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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덮칠 '트럼프 리스크'…"방위비 재협상 각오해야" [다시 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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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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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되면서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쌓아 올린 한미 공조 체제가 '탠트럼(발작)' 수준의 충격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한국 등 동맹국과 관계를 가치와 명분이 아닌 '거래' 대상으로 치부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6일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직후부터 합의서에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 카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있었다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9220억원)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올해 한국이 부담한 방위비 분담금인 1조5192억원의 10배에 육박하는 비현실적 금액이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캐릭터는 그만큼 대비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크다"면서 "한미 관계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SMA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선 캠페인에서는 유권자를 의식해 과장한 측면이 있겠지만,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인 한국 측 분담금의 2~3배를 요구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미 연합전력의 북한 핵·미사일 억제 기조인 '일체형 확장억제' 강화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재검토될 개연성이 있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는 한국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무력을 결합해 북한의 핵도발을 막는 것을 기본 개념으로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워싱턴 선언을 통해 이러한 방침에 동의하고 한반도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가시성'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한반도에 확실한 대북 억제력을 가진 전략자산을 더 많이, 더 자주 보내 실질적인 상시 배치 효과를 내겠다는 개념이다.

같은 관점에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강화된 각급 한미연합 군사연습도 비용과 거래의 관점이 강조되며 축소·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을 뒤흔들 정도의 도전적 환경이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장사꾼' 기질을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검사' 출신 윤 대통령 사이의 '케미(호흡)'가 의외로 잘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한미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국제안보통일연구부장은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호탕한 언술 등 개인적 성향에서 케미가 맞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념적으로 같기 때문에 세계를 보는 눈이 기본적으로 유사해서 더 케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외교 전문가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펼쳐졌지만 지금은 이미 아랍권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환경은 그때와 크게 다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고조되는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무턱대고 안보비용을 요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2기에도 양국 관계는 변함없이 발전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 미국 내 조야, 여야 혹은 어떤 주요 후보의 정책 조력자가 방한해 우리 대통령이나 안보라인과 이야기를 하든 한미 동맹을 계속 존중하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겠다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나 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과 당선인 간 소통의 기회가 이른 시일 내에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방위비 인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미국 측에서 요청이 오더라도 기준점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만들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에 대한 우려에도 그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고 또 몇 주가 걸려 정책 브레인이 지명되고, 우리와 정책 협의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후 비공식적으로라도 제기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우제윤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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